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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당신의 진심이

낙엽처럼 바스락 바스락

부스러지고 있어요.

이따금 모래알처럼 뇌리에서

술술술...

빠져나가기도 해요.

 

그 모래사장에서

환생하고 싶은 내가

풀무질로 달구고 두드려 패면

소망도 잘 벼릴 수 있을까요?

 

그 간절함과

낙지발처럼 엉켜서

도끼자루나 썩혔으면 해요.

금도끼가 아닌 무쇠도끼면 어때요.

 

녹슨 당신과 나의 가슴에

고속철을 놔야겠어요.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시발역,

기차표가 당신의 본정 깊은 캐비닛 속에

아직도 잘 보관돼있나요?

 

쓰레기가 된 세월에게

생각하면 할수록 미안하네요.

미안할 때마다 떡 주무르듯

손목이 동서남북을

천방지축으로 날뛰네요.

 

이제 우리 이별해요.

 

이별하고, 이 별로 오세요.

당신이 마셔버린 빈 술병은

영혼이 초롱초롱하게 파도치는

백발의 바다에 주민등록을 마쳤어요.

 

* 오래된 서정에서 탈신도주(脫身逃走)하려는 시도의 산물임.

(20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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