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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경전해설(77)-병능론(病能論)(1)

 

 

 본편에서는 위완옹(胃腕癰).경옹(頸癰).수면불안(睡眠不安).불능정언(不能正偃).궐요통(厥腰痛).양궐(陽厥).주풍(酒風) 등의 질병의 형태를 논하고 있기 때문에 병능론이라고 하였다. 능(能)은 태(態)와 같으므로 병능은 질병의 형태를 말하는 병태(病態)와 같다.


황제가 물었다. “위완옹(胃腕癰)을 앓는 환자는 어떻게 진단해야 합니까?” 


기백이 대답하였다. “이 병을 진단하려면 마땅히 위맥을 살펴야 하는데 그 맥은 응당 침세(沈細)해야 합니다. 위맥이 침세한 것은 위기가 상역한 것으로 위기가 상역하면 인영맥(人迎脈)이 심하게 성하고, 인영맥이 심하게 성한 것은 열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영맥은 위맥인데 상역하여 성하면 열기가 위구(胃口)에 모여서 흩어지지 않으므로 위완부에 옹이 생기는 것입니다.” 
(黃帝問曰, 人病胃腕癰者, 診當何如? ?伯對曰, 診此者, 當候胃脈, 其脈當沈細, 沈細者氣逆, 逆者, 人迎甚盛, 甚盛則熱, 人迎者胃脈也, 逆而盛, 則熱聚於胃口而不行, 故胃腕爲癰也) 


위완옹은 위 부위에 생긴 옹을 말한다. 내상칠정(內傷七情)으로 간비(肝脾)가 장애 되거나 비위가 허한 틈을 타서 한사가 침입하거나 음식 조절을 잘못하여 생긴다. 초기에는 위완 부위가 은근히 아프고 편평하게 부어 오른다. 온 몸에 열이 나면서 국소가 점점 단단해지고 심한 통증이 계속된다. 만일 열이 내리고 통증이 멎으면 경과가 좋은 것이고 피고름을 토하면 중한 것이다. 


위완은 위 속을 말하는데 위의 입구인 분문 부위를 상완, 위의 가운데 부위를 중완, 위의 유문(위의 밑부분) 부위를 하완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위완옹은 중완 부위의 피부 속이나 근막 바깥에서 발생하는 옹을 말한다는 주장이 있고 이들은 기혈이 기육 속에 쌓여서 막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인영은 족양명위경의 경혈 중의 하나로 후두 결절 양 옆의 경동맥 부위에 있다. 이 혈자리에서도 맥이 짚어지는데 이를 인영맥이라고 한다. 족양명위경의 병증은 코피가 나고, 입이 돌아가거나, 입술이 헐고, 목이 붓고 아프다. 또한 무릎이 붓고 아프며, 가슴.젖.허벅다리와 종아리의 전외측, 발등 등이 아프다. 이러한 증상은 족양명위경이 순행하는 혈자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위경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나타난다. 


황제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사람이 누워 있는데도 불안함이 있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오장에 손상된 바가 있거나 감정의 치우침이 있는데도 그 병을 제거하지 않으면 누워도 불안합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사람이 바로 눕지 못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백이 대답하였다. “폐는 다른 장기를 덮고 있는 덮개와 같습니다. 그런데 폐 내의 사기가 왕성해지면 맥이 크게 뛰고, 맥이 크게 뛰면 숨이 가빠지므로 편안히 누울 수 없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내용은 ‘기항음양(奇恒陰陽)’에 있습니다.” 
(帝曰, 善. 人有臥而有所不安者, 何也? ?伯曰, 臟有所傷, 及精有所之寄則安, 故人不能懸其病也. 帝曰, 人之不得偃臥者, 何也? ?伯曰, 肺者臟之蓋也, 肺氣盛則脈大, 脈大則不得偃臥, 論在奇恒陰陽中) 


앞 문장에서 폐는 다른 장기를 덮는 덮개와 같다고 한 것은 오장 중에서 하늘에 상응하는 장부를 폐로 보고 있으므로 오장육부의 덮개라고 하였다. ‘기항음양’은 상고시대의 경전인데 전해지지 않고 있다.


황제가 말하였다. “궐역(厥逆)을 앓은 사람의 오른쪽 맥을 짚어보면 가라앉으면서 단단하고(?.緊), 왼쪽 맥을 짚어보면 뜨면서 더딥(浮.遲)니다. 주병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백이 말하였다. “겨울에 맥을 짚어서 오른쪽 맥이 가라앉으면서 단단한 것은 사시와 부합되는 정상적인 맥상이고, 왼쪽 맥이 뛰면서 더딘 것은 사시와 어긋나는 비정상적인 맥상입니다. 사시에 어긋나는 맥이 왼쪽에 있으면 마땅히 주된 병이 신장에 있습니다. 뜨는 것은 폐맥이기 때문에 또한 폐와도 상관이 있고, 허리는 신장의 집이므로 당연히 요통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족소음신경맥은 신장을 관통하여 폐에 연결되는데 겨울에 신장의 맥이 나타나야 할 부위에 폐의 뜨는 맥이 짚이는 것은 신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맥이 가라앉아서 안으로 감추어지지 못하고 떠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는 폐의 병이 아니라 병의 뿌리는 신장에 있으므로 허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帝曰, 有病厥者, 診右脈沈而緊, 左脈浮而遲, 不然病主安在? ?伯曰, 冬診之右脈固當沈緊, 此應四時. 左脈浮而遲, 此逆四時. 在左當主病在腎, 頗關在肺, 當腰痛也. 帝曰, 何以言之? ?伯曰, 少陰脈貫腎絡肺, 今得肺脈, 腎爲之病, 故腎爲腰痛之病也.)


맥이 침(沈)하다는 것은 약간 누르면 잡히지 않으나 힘주어 누르면 잡히는 맥이고, 긴(緊)하다는 것은 맥상이 팽팽하게 꼬인 줄을 누르는 감이 나는 것을 말한다. 침맥은 사기가 체내에 몰려 기혈이 어체되거나 정기가 부족해져 양허로 기가 내려앉고 받들지 못하면 맥기의 고동력이 약해지어 나타나는 맥이다. 긴맥은 한사가 인체를 침습하고 양기를 저해 함으로써 맥관이 긴장해지고 가늘어져 나타나는 맥이다. 


맥이 부(浮)하다는 것은 맥관의 박동이 피하의 얕은 부분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살짝 누르면 맥이 닿는데 힘을 주어 누르면 약해지고, 지(遲)한 것은 느린 맥으로 한번 호흡할 때 세번 이하로 뛰는 것을 말한다. 부맥은 사기가 체표를 침범하면 위양이 저항해서 맥은 체표로 나타나므로 약간 눌러도 짚을 수 있고, 지맥은 한이 응결되어 기가 어체되고 양의 운화기능이 손상되므로 맥이 늦어진다. 


족소음신경맥은 새끼발가락 아래서 일어나 종아리와 넓적다리 안쪽으로 올라가 꼬리뼈 아래에서 몸 속으로 들어간다. 신장으로 올라온 경맥은 계속해서 간을 지나 폐로 들어간다. 따라서 앞 문장에서 족소음신경맥은 폐에 연결된다고 하였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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