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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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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들의 생애(10)-소사사 엘론과 압돈

 

“입산이 죽으매 베들레헴에 장사되었더라. 그 뒤를 이어 스불론 사람 엘론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더라. 스불론 사람 엘론이 죽으매 스불론 땅 아얄론에 장사되었더라. 그 뒤를 이어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입돈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더라. 그에게 아들 사십 명과 손자 삼십 명이 있어 어린 나귀 칠십 마리를 탔더라. 압돈이 이스라엘의 사사기 된 지 팔 년이라.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 죽으며 에브라임 땅 아말렉 사람의 산지 비라돈에 장사되었더라.(삿 12:10-15)

 

입산 다음에 사사가 된 엘론에 관한 성경의 기록은 그가 10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리다 죽어 스불론 땅 아얄론에 묻혔다는 것이 전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엘론은 백성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사역을 하지 못하고 10년 동안 사자로 있었던 별 볼일 없는 인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혹자는 10년이나 나라를 다스렸으면서도 내세울 만한 업적 하나 남기지 못한 엘론은 “살았으나 죽은 자”였다고 그를 혹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와는 다른 면으로 엘론의 생애를 보며, 그를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기드온이나 입다나 삼손은 이방민족들이 이스라엘을 침공하거나 압제할 때 그들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원한 사사들이었다. 그러나 엘론이 사사로 있을 때는 그 같은 위기가 없었다. 때문에 그의 사명은 적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안정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것이엇을 수도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용감하고 애국심이 투철했던 스불론 지파 출신 엘론은 백성들이 정의롭고 평화롭게 이방신들을 멀리하고 하나님만을 섬기며 살 수 있게 이스라엘을 통치한 사사였다고 한다.

그의 견해를 받아드린다면 엘론은 큰 공적을 세운 사사들 못지않게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한 사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사는 단순한 군사 지도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에 왕정체제가 수립되기 전까지 민족의 총체적인 지도자였으며, 엘론은 그런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이다.

성경에 그의 공적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그가 사사로서 범한 잘못이나 실책에 관해서도 언급된 것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엘론이 내세울 만한 뚜렷한 공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외세의 침략이 없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나라를 평탄케 하는 일에 전념한 사사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엘론은 그가 받은 달란트가 작다고 불평하지 않고 최대로 활용한 착하고 충성된 사사였던 것이다.

엘론 다음으로 등장하는 사사가 비라돈 사람 힐렐의 아들 압돈이다. 마지막 소사사인 압돈에 대해서도 성경이 말해주는 바는 거의 없다. 그에게는 아들이 40명, 손자가 30명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나귀를 타고 다녔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것은 돌라가 죽은 후 활약한 야일에게 아들과 딸이 각각 30명씩 있었는데 그들이 나귀를 탔다는 기록과 유사하다. 그 점을 지적하며 압돈은 야일처럼 상당한 부와 권력을 지녔던 인물이며, 하나님에 의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에 의해서 사사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 아닌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사사가 된 압돈은 사명감을 지니고 사사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재력과 권력을 마음대로 누리며 방탕하게 산 사사였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그들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압돈의 생애를 바라보며 평가하는 사람들도 상당 수 있다. 그들은 압돈은 그에게 많은 자손의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녀들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도록 양육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올바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아들과 손자들이 압돈이 이스라엘에 찾아온 평화를 백성들이 마음껏 누리며 살 수 있도록 나라를 통치하는 일에 적극적인 후원자와 협조자로서 활약했다고 보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야일이 30명의 아들들과 협력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린 것처럼 압돈도 아들과 손자들과 더불어 평화로운 이스라엘의 사사의 역할을 잘 담당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어느 견해가 옳은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성경에 압돈이 이스라엘을 구원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그가 사사로서 자격이 부족했다거나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이스라엘을 다스렸다는 지적도 없다.

이스라엘의 초대 임금 사울을 비롯하여 다윗과 솔로몬이 범한 죄와 허물을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는 성경이 소사사 입산, 엘론, 압돈의 과오와 잘못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은 그들이 당시의 상황에서 그들의 소명을 성실하게 수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소사사 입산, 엘론, 압돈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각기 그들의 위치에서 주어진 인생의 몫을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감당한 사사들이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독특한 재능과 은사와 적합한 달란트를 주셨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분량대로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마땅히 행할 일들을 두려움 없이 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들도 복잡하고 악한 오늘 날의 세상에서 작은 사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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