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2014년 10월 29일에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하고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슨 암호를 접하는 기분일 것이다. 경제적 이벤트는 항상 미래의 무엇인가를 암시한다. 그래서 그 무엇인가(Implication)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면 자산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는 무엇인가를 양적으로 느슨하게 풀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뭔가’가 뭘까? 바로 미국 돈, 즉 달러다. 2008년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로 엄청난 부실채권이 양산된 미국은 금융 시스템이 완전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그래서 여러 차례에 걸쳐 양적 완화라는 것을 단행했는데, 한마디로 미국정부가 달러를 무차별적으로 발행해서 이 돈으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해준 것이었다. 미국의 금융시스템 붕괴 위기는 이런 정부의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양적 완화)을 통해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다.
양적 완화를 종료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경제를 정상적인 경제로 돌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이자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양적 완화를 종료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급작스런 이자율 상승시도는 회복하는 경제를 다시 침체기로 몰아갈 수 있기에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한 이유는, 미국 자체적으로 실업률이 하락하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양적 완화 같은 인위적인 조치를 계속 취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종료선언을 한 것이다. 그리고 경제정상화의 연착륙을 위해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 점으로 인해 버냉키의 바통을 이어받은 옐런 의장이 과거 1년 동안 미국 경제를 잘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부터 독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주제를 나누어 설명 드려 보겠다.
첫째, 도대체 양적완화와 금리가 무슨 상관인가?
금리란 일종의 돈에 대한 사용료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돈’이라는 상품을 사용하기 위한 가격이라고 보면 편하다. 예컨대 1만불라는 돈을 은행에서 대출하면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 한다.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의 추이에 따라 가격이 변동한다. 그것은 ‘돈’이라는 상품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 양적 완화를 했다는 것은 그동안 시중에 ‘달러’의 공급량을 대폭 늘렸다는 얘기다.
어떤 상품의 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면 해당 상품의 가격은 당연히 폭락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돈’의 가격인 이자가 양적 완화 기간 초저금리였고 이로 인해 채권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돈의 공급이 넘쳐나니 돈의 가격인 금리가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자산관리를 잘하는 관리인은 채권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고객의 자산을 꾸준히 증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이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했다. 더 이상 시중에 돈을 풀어서 공급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돈이라는 상품의 공급이 이전보다 줄어드니 돈의 가격인 이자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올라간다. 다만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거기에 단서조항을 달았다.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금융당국에서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일반적으로 6개월을 뜻했다.
요컨대,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면 분명 미국에서 금리가 올라가는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 6개월 정도의 시한을 두겠다고 얘기한 셈이다. 결국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로 인한 금리인상은 조만간 다가올 미래라는 뜻이다.
둘째,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는 뜻은 투자자는 미국으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향후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과 금리 차이가 거의 없어지거나 심할 경우 미국의 금리가 더 높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떤 상황을 야기할까? 미국 이외의 나라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더 이상 저금리를 유지하는 나라에 투자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
세계 최강의 나라 미국의 금리가 글로벌 여느 나라들보다 높기 때문에 돈은 미국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거래의 상당부분은 단타성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 상당수가 저금리를 유지하는 국가에서 금융상품을 팔고 빠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진다.
투자자가 단시일에 빠져 나가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를 발행하지 못하는 나라는 어쩔 수 없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외국 돈, 예를 들어 달러 같은 것을 어느 정도 비축해 놔야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1998년에 대한민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 이유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돈이 나라 안에서 고갈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금리가 올라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을 팔고 얻은 돈을 달러로 바꿔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면 단기간에 국내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한 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이머징 국가들이 위험해진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세번째, 금리를 올리면 국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진다.
각국의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최악의 상황을 수수방관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외환위기를 막기 위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따라서 올릴 수밖에 없다. 우리도 금리를 더 쳐줄테니 빠져나가지 말라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부채 문제를 흔히 가계부채나 정부부채, 기업부채로 나누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모든 부채를 합친 국가총부채에 달려있다. 부채란 풍선과 같아서 가계부채나 기업부채가 늘어나면 순식간에 국가부채가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들은 변동금리 상품을 선호한다. 금융기관들도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주들한테 이자 더 쳐줘야 한다. 금리상승 때문에 더 줘야하는 이자를 결국 누구한테 받아가겠는가? 당연히 대출받은 사람들한테 받는 것이다.
변동금리 상품은 금융기관이 이자 상승으로 인한 자신의 부담을 온전하게 대출자들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결국 빚을 진 수많은 국민들이 내야 할 이자가 상승하는 것이다.
네번째, 이자가 오르면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한다.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지면 먼저 문제가 발생하는 쪽은 빚을 여러 개 떠안고 있는 다중채무자들이다. 부동산에 대출이 많이 끼어 있으니 이자가 오르면 감당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다중채무자들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각각의 채무에 대해 모두 이자가 상승하기 때문에 부담이 대폭 증가한다. 결국 이 다중채무자들 중 이자를 부담할 여력이 없는 상당수가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 등의 자산을 매각하려고 시장에 내놓게 된다.
다섯 번째,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몰리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
시중에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장의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무차별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이자는 돈에 대한 가격이다. 이렇게 단시일에 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돈의 가격인 ‘이자’가 어떻게 될까? 상황에 따라 이자는 폭등할 수도 있다. 이자가 폭등하면 더 많은 다중채무자들이 무너지고 집값은 추가로 하락한다. 하우스 푸어들이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것이다.
최근 유가 폭락으로 경제가 휘청거린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조금 낮추었고 시장에는 한번 더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하지만 유가는 바닥을 찍은 모양새다. 오늘 주유소에서는 일반 주유가격이 다시 리터당 1달러를 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국의 경제 활황으로 이자율 상승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자산투자에 대해 조심할 것을 조언 드린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