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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모 시

munsung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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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신대 전 총장/서울 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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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3949
10857
2019-05-19
어버이날 편지

 
어버이날 편지

 

 

 

내가 이 세상에서 젤루 사랑하는 우리 아빠께!

 

아빠! 저 예지예요.
저는 4학년인데도 2학년 애들처럼 아빠께 짜증을 부리지요?
아빠! 이제는 의젓한 예지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그리고 이제 곧 있으면 어버이날이지요?
저는 옛날 어버이날에는
그냥 카네이션만 달아드린 것 같아요.
이제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게요.


그리고 아빠 젤~~~~~루 사랑해요! / 예지 올림

 


딸 키우는 재미가 아들 열배라더니
딸의 옛 편지 하나에
아빠가 된 수고로움이 모두 가시고
행복한 웃음만 남아 있다.

 

 

-어린 딸 예지가 보낸 편지를 읽고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munsungmo
문성모
73064
10857
2019-03-11
옛 애국가 악보-2019삼일운동 100주년 기념예배 자료집에서

 

 

 

 


 
애국가 해설


현행 <애국가> 가사를 담고 있는 최초의 책은 윤치호 역술(譯述)로 1908년(융희 2년)에 발행된 ‘찬미가’(재판)이다. 이 책에는 제1, 10, 14장에 각각 다른 가사의 애국가가 수록되어 있다. ‘찬미가’는 공식적인 찬송가는 아니었지만, 애국가 가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야 한다.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곡조에 맞추어 불렸던 옛 애국가 가사는 안익태의 애국가 곡이 정해지기 전까지 사용되었으므로 삼일운동 당시에도 이 곡들이 애국가로 불려졌다.


 위의 가사 중 제1장은 “우리황상폐하”로 시작하는 애국가인데, 제목은 ‘KOREA’로, 곡명(Tune Name)은 ‘AMERICA’로 기록되어 있다. 멜로디는 현행 찬송가 70장 <피난처 있으니>의 곡조와 같은데, 이는 영국 국가의 멜로디이다. 


 제10장은 1절이 “승자신손 천만년은”으로 시작하는데, 그 후 연대 미상(1905-1907년 사이로 추정)의 ‘도산본창가집’과 ‘대한매일신보’(1907.10.30)에는 무궁화가(無窮花歌)라는 제목아래 “성자신손(聖子神孫) 오백년은”으로 바뀌었고, 3절의 “이천만인”도 “천만인”으로 고쳐졌다. 곡명은 올드 랭 사인으로 현행 찬송가 280장의 곡(천부여 의지 없어서)이다.


 제14장은 제10장과 제목(Patriotic Hymn)이나 곡명이 동일하다. 그리고 후렴 부분(무궁화 삼천리…)도 일치한다. 그러나 가사의 첫머리가 지금의 <애국가>와 같은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한다. 즉 현행 <애국가> 가사의 원형인 셈이다. 옛 가사대로 소개한다. 


1. 동해물과 백두산이 말으고 달토록 /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 대한 만세 
2. 남산 우헤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 바람이슬 불변함은 우리 긔상일세 
3. 가을하날 공활한대 구름 업시 높고 /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4. 이 긔상과 이 마음으로 님군을 섬기며 / 괴로우나 질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위의 가사 중 현행 <애국가> 가사와 다른 부분은 1절의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 대한”, 2절의 “남산 우헤”와 “바람이슬”, 3절의 “구름 업시 높고”, 4절의 “님군을 섬기며 괴로우나 질거우나”등이다. 


 이렇게 삼일운동 전에 기독교가 민족종교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찬송가집의 노래들을 통하여 보여지며 오늘날 한국 기독교에 교훈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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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2978
10857
2019-02-28
[문성모 풀이본]기미 독립선언서-문성모(목사, 전 서울장신대총장, 박재훈 큰빛교회 원로목사 자서전 저자,


 
 우리는 지금 우리 조선이 독립국가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국민인 것을 선언한다. 이것을 세계 모든 나라에 알리어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밝히며, 이것을 자손만대에 일러주어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지니게 하려 한다. 


 반만년 역사의 권위에 근거하여 이를 선언함이며, 이천만 민중의 충성을 합하여 이를 널리 밝힘이며, 민족의 한결같은 자유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의 양심에서 비롯된 세계 개조의 큰 흐름에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기 위하여 이를 표명함이니, 이는 하늘의 명령이며, 시대의 대세이며, 온 인류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권리를 위한 정당한 움직임이라. 천하에 어떤 것도 이를 저지하거나 탄압하지 못할 것이라.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의 희생제물이 되어 역사가 시작된 지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억압과 고통을 당한지 이제 10년을 넘은 지라. 우리의 생존권을 박탈당한 것이 무릇 얼마이며, 정신적 발전의 장애가 무릇 얼마이며, 높은 민족적 존엄성의 훼손이 무릇 얼마이며, 창의적이고 특별한 독창성을 가지고 세계문화의 큰 물줄기에 기여하고 도움을 줄 기회를 잃음이 무릇 얼마인가?


 아, 슬프다. 지난날의 억울함을 풀어버리려면, 오늘날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협을 제거하려면, 짓눌린 민족적 양심과 구겨진 국가적 체면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각 개인의 건강한 인격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불쌍한 자식들에게 수치스런 유산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그리고 자손만대에 길이길이 완전한 행복을 누리게 하려면, 가장 시급한 일이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찾는 것이라.


 이천만 각 사람마다 마음의 칼을 품고 있고, 인류 공동의 성품과 시대적인 양심이 정의의 군사가 되고 인도적인 무기가 되어 우리를 응원하는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 독립을 쟁취하려는 일에 어떤 강자를 꺾지 못하랴, 물러나 일을 도모함에 무슨 뜻을 펴지 못하랴.


병자년의 수호조약 이래 시도 때도 없이 여러 번 갖가지 약속을 어기었다 하여 일본의 배신을 탓하려 하지 아니한다.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현실사회에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나라를 식민지로 여기고 우리 문화 민족을 야만인 취급하여, 한갓 정복자로서의 쾌락을 탐낼 뿐 아니라, 예로부터 다져온 우리의 사회적 기틀과 뛰어난 민족적 심리를 무시한다 하여 일본의 의롭지 못함을 책망하려 하지 아니한다. 스스로를 자책하기에 급한 우리에게는 남을 원망하고 꾸짖을 겨를이 없다. 현재를 수습하기에 바쁜 우리에게는 옛날을 따지며 응징할 겨를이 없다.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과제는 오직 자기의 건설에 있을 뿐이요 결코 남을 파괴하는데 있지 아니하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에 따라 우리 자신의 새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요, 결코 옛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 남을 미워하여 물리치는데 있지 아니하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인 일본 정치가들의 공명심에 의해 만들어진 부자연스럽고 순리적이지 못한 그릇된 상태를 바로잡아, 자연스럽고 사리에 맞는 바른 길과 큰 원칙으로 돌이키려 할 따름이라. 


처음부터 이 겨레의 요구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닌 두 나라의 합병의 결과가 마침내 억압에 의한 당장의 위안과, 차별에서 오는 불평과, 거짓된 통계수치 아래에서, 이해가 상반된 두 겨레 사이의 화합할 수 없는 원한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오늘까지의 실상을 살펴보라.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지난날의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동정에 기초한 우호적인 새 시대를 여는 것이 서로 간에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부르는 지름길임을 밝히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한 울분과 원한이 쌓인 2천만 백성들을 무력으로 억압하는 것은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는 일이 아닐뿐더러, 이로 말미암아 동양의 안전과 위태로움을 좌우하는 4억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두려움과 시기를 갈수록 고조시켜서 그 결과 동양의 모든 나라가 함께 쓰러지고 망하는 비운을 초래할 것이 뻔하니,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생존과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동양을 유지하는 자로서의 중책을 온전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꿈에도 피하지 못하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며, 또 동양의 평화가 중요한 일부가 되는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에 필수적인 단계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이 어찌 사소한 감정상의 문제이겠느냐!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는구나. 지나간 한 세기 동안에 갈고 닦고 오래 길러온 인도적 정신이 바야흐로 새 문명의 서광을 인류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새봄의 빛이 세계에 찾아 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구나. 한겨울 얼음과 찬 눈에 숨이 막힌 것이 지난 시대의 형편이었다면, 훈훈한 바람과 따사로운 햇빛에 기가 살아나고 맥이 뛰는 것이 이 시대의 대세이다. 


그러므로 천지에 봄기운을 만나고 세계의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탄 우리는 아무런 주저함이 없으며 거리낄 것도 없다. 우리가 본래부터 타고난 자유권을 회복하여 즐거운 삶을 온전히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이 가득한 세상에 민족적 우수성을 꽃피울 것이다.


 우리들이 이에 분연히 일어난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함께 나아가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음산한 헌 집에서 지체 없이 뛰쳐나와 삼라만상과 더불어 즐거운 부활을 만끽하게 되는구나. 천백 세에 걸친 조상의 영이 안에서 도우며 온 세계의 기운이 밖에서 보호하나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앞에 놓인 광명을 향하여 달음질쳐 나아갈 따름이라.

 

 

공약 3장


1. 오늘 우리의 이 거사는 정의?인도?생존?존영을 위하는 민족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만 나타낼 것이요, 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달리지 말라.
1.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한 시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거침없이 나타내라.
1. 일체의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의 주장과 태도로 하여금 어디까지나 떳떳하고 정당하게 하라.


조선건국 4252년 3월 1일

 

 

조선민족대표(朝鮮民族代表)


손병희(孫秉熙), 길선주(吉善宙), 이필주(李弼柱), 백용성(白龍成), 김완규(金完圭), 김병조(金秉祚), 김창준(金昌俊), 권동진(權東鎭), 권병덕(權秉悳),

나용환(羅龍煥), 나인협(羅仁協), 양전백(梁甸伯), 양한묵(梁漢?), 유여대(劉如大), 이갑성(李甲成), 이명룡(李明龍), 이승훈(李昇薰), 이종훈李鍾勳),

이종일(李鍾一), 임예환(林禮煥), 박준승(朴準承), 박희도(朴熙道), 박동완(朴東完), 신홍식(申洪植), 신석구(申錫九), 오세창(吳世昌), 오화영(吳華英),

정춘수(鄭春洙), 최성모(崔聖模), 최린(崔麟), 한용운(韓龍雲), 홍병기(洪秉箕), 홍기도(洪基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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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1422
10857
2018-10-30
육아일기 2

 

육아일기 2

 

 


어렸을 적 우리 예지는
가장 잘 웃기도 하고
제일 많이 울기도 한
우리집의 귀염둥이였다

 

말띠 아가씨 예지는
나를 가장 많이 닮았다

 

말띠라는 것도 닮고
음악을 한 것도 닮고
욕심도 닮고
호기심도 닮았다

 

어느날 유치원에서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을 배웠나보다

 

아빠!
아빠는 척추동물이야 무척추동물이야?
라는 질문에 한참 웃은 기억이 난다

 

또 어느 더운 여름날
나의 유일한 간식거리 오징어를 구워 먹고 있는데
어린 예지가 질문을 한다

 

아빠는 해물 중에 뭐가 제일 맛있어?
아빠는 오징어가 제일 맛있지

 

예지는 해물 중에 뭐가 맛있는데?
아빠!
나는 해물 중에 포도가 제일 맛있어~

 

그래서
또 한 바탕 웃었다

 

사랑하는 딸
예지 때문에 웃고 살아서
내가 이만큼이라도 젊게 사나보다

 

- 둘쩨 딸 예지를 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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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1325
10857
2018-10-19
육아일기

 
육아일기

 

 


흑룡띠 아가씨
내 딸 예인이가 태어난 날은
칠월의
마지막날
아침
일곱시
십분
십일초

 

까만 머리카락이 보임은
또 다른 나의 시작

 

태고의 어둠을 빠져 나온 희열로
일출日出의 모습처럼
붉게 상기된 얼굴

 

신의 섭리에 따라
이제 막 도착했음을 알리는
고고의 함성
환희의 송가

 

생명!

 

눈물겹도록 진한
신비이어라

 

가슴 저려 몸 가누지 못할
황홀함이어라

 

오장육부가 전율하는
감사이어라

 

산고産苦의 거친 파도 잠재우는
가슴 꽉 찬 기쁨이어라

 

어디 보자
손가락은 열 개인가
발가락은 몇 개냐
코는 오똑한지
눈은 아직 못 뜨네
입가의 웃음은 배냇짓이라지
하품하는 입은 누굴 닮았나
고사리 여린 손으로 죔죔도 벌써 해

 

어느 틈에
쌔근쌔근 
콜콜.

 

- 큰딸 예인이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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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모
71233
10857
2018-10-11
훼밀리 콘서트(Family Concert)


 
훼밀리 콘서트 
(Family Concert)

 

 

 

사랑하는 사이
나하고 너무 닮아버린 아내와
우리의 분신인 아이들과
훼밀리 콘서트를 준비한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손에 손을 잡고
마음을 맞춘다

 

무슨 노래를 할까?
새 노래를 만들어서
멋진 콘서트를 열어야지!

 

성경을 뒤적인다
모든 인간사의 축소판인
다윗의 노래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다윗의 시에
노래를 다시 만들어 불러보자

 

성경을 건네준다
'희망 콘서트'라고 이름을 지은
나의 반쪽도
노래를 만지작거린다

 

모든 식구가 함께 부를
희망의 멜로디가 만들어졌다

 

예배하는 마음으로 두손 모으고
미소 함빡 담긴 입술 벌려
우리가족 훼밀리 콘서트를 연습한다

 

청중은 하나 없어도 너무 행복하다
나하고 너무도 닮디 닮은
아내의 분신들로
더 이상 부족함이 없다

 

문 유리로 새어든 달빛이
주단을 깔아놓은 듯 무대를 밝힌다

 

훼밀리 콘서트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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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1163
10857
2018-10-06
잠의 표정

 
잠의 표정

 

 


긴 여행에 지친
초라한 영혼들이
잠을 자고 있다

 

잠자는 얼굴에는 웃음이 없다
얼굴만 천근만근인
저 무게를 누가 감당할까?

 

잠자는 얼굴에는 평안도 없다
무의식 속에 갇혀있던
오만가지의 고뇌들이
머릿속을 뱀처럼 휘젓고 다니나보다

 

잠자는 얼굴에는 예의도 없다
입을 헤 벌리고
코를 고는 표정에는 교양도 없다

 

가끔 무엇을 먹는 입놀림도 있다
그리 먹어대고도 모자라서
꿈속에서 또 무엇을 처먹나보다

 

차라리 먹는 것이 낫지
그 입으로 의식 없이 누구 욕이라도 하면 어쩔 뻔했나!

 

이 인간들은 잠에서 깨어나
반드시 부활할거다
부활하면 뭐하나?

 

웃음도 없고
평안도 없고
예의도 없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입 벌려 욕 안하고 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잠이나 실컷 자라
깨어나지 말고
영원히!


- 백두산 여행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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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1058
10857
2018-10-01
쇼핑

 
쇼핑

 

 

 

당신이 쇼핑 나가자고 하면
나는 마지못해 따라 나섭니다

 

당신이 옷을 고르느라 시간이 지체되면
나는 마지못해 기다립니다

 

당신이 다 고른 옷도
다음에 사겠다고 무르고 나올 때면
나는 마지못해 웃지만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버렸다는 생각에
짜증이 납니다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당신이 원한 것은
옷이 아니라
나와 함께 보내려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빈손으로 돌아서도
행복해하던 당신의 표정을

 

당신이 사려던 것은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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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gmo
문성모
70480
10857
2018-09-15
하롱베이

 
하롱베이

 

 

 

비단 호수에 박힌 기둥들은
누가 만든 보석일까?
기암괴석 형형색색은
천년이 가도 변함이 없구나

 

어디 12계절 보석들이
너의 은은하고 고아한 자태를
따라올 수 있으랴

 

너의 발아래 에메랄드 빛 물 비단이 깔리고
루비 같은 저녁하늘 주단에
토끼와 계수나무 박재된
금빛 호박 한 덩이 어울릴 때

 

천상천하에 이만한 황홀경이
어디 또 있으랴

 

- 베트남 하롱베이 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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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모
70434
10857
2018-09-12
옥수수 밭

 
옥수수 밭

 

 

 

심심산골
백두산 가는 길엔
떼지어 무표정한 얼굴로
옥수수가 숲을 이루고 서있다

 

등줄기와 가슴을 둘러
품고 있는 알들이 기쁘지 않니?

 

알알이 박힌 너의 가슴 속 슬픈 사연들이
너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 간거니?

 

아님
내 가슴 속에 박혀 있는
삶의 고민 때문에
내 눈에
너의 표정도 어두워 보이는 게니?

 

너와 마주서서
가슴 속에 박힌 사연들을
알 하나에 사연 하나씩 다 떨궈내고
앙상하게 구멍 송송 난 너의 빈 가슴에
내 입을 맞추고
하모니카를 불듯
너의 몸뚱아리 세포 구멍들을 오르내리며
사랑의 호흡을 주고 받으면

 

어느새 
너와 나의 슬픈 사연들은
떨림이 되고
감동이 되고
노래가 되어
덩실덩실
춤사위가 이어지겠지

 

옥수수 밭이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모두 춤을 추면
세상이 조금은 밝아지겠지

 

- 백두산 여행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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