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5월 29일 금요일 새벽, 캐나다 퀘벡에서 전날 출항하여 영국의 리퍼플로 항하던 엠프레스 아일랜드(Empress of Ireland) 캐나다 여객선이 세인트 로렌스 해협에서 짙은 안개속에 근접 운항 중이던 노르웨이의 화물선인 스토스타드(Storstad) 호와 충돌하면서 단시간 내에 침몰되었다. 당일 짙은 안개와 파도로 시계를 분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밤 새벽 2시경, 배의 한 복판 기관실이 있는 쪽으로 정통으로 부딪친 배는 순식간에 침수되며 전복하기 시작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불과 14분만이라는 짧은 시간에 완전히 침몰되면서 총1477명의 승선자중 1012명이 사망했던 캐나다 해상사고 역사상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이 퀘벡의 세인트 로렌스강에서 일어났다. 바로 2년 전에 일어났었던 타이태닉 해상 비극과 비교되며 전 세계 신문의 톱뉴스로 비보가 전해졌다. 그러나 이 사건은 유럽의 사라예보에서 보스니아의 대학생 청년에게 오스트리아 황제의 상속자 부부가 암살된 사건으로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의 빅뉴스에 가려지기 시작하면서 그 이후로 세상 속에서 잊혀 버렸다. 오늘날, 1912년 4월 15일에 있었던 타이태닉사건은 헐리우드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만 그 보다 이년 후에 있었던 캐나다 최대의 해상사고 엠프레스 아일랜드의 비극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실제로 희생된 승객수로는 타이태닉호보다 더 많은 해상 사고였다. 지금은 잊힌 옛 이야기이지만 거기에는 세상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구세군 신자들의 숭고한 죽음이 있었다. 당시 그 배에는 캐나다 구세군 사령관을 포함한 167명의 구세군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영국의 구세군 국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캐나다 각주에서 선발된 150명의 사관(목사)들과 군악대원들이었다. 그 검은 금요일 새벽 두배가 충돌하면서 순식간에 펼쳐진 지옥같은 상황에서 구세군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중앙 우현측에 거치되었던 다섯 척의 구명보트를 모두 내리고 465명의 사람들을 구조시키는데 성공하였다. 단 14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은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167명의 구세군인 전원은 사망하였다. 그 후 생존자들의 증언에서 아비귀환의 상황에서도 구세군들은 모두 침착하게 다른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세계 구세군 브람웰 뿌드(Bramwell Booth) 대장은 이 비참한 사건의 내용을 보고받은 후 단 한줄로 전문 답신을 보냈다. Others! (다른 이들을 위하여!). 이 짧은 문장은 무엇을 의미한 말이었을까? "구원받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산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삶의 깊은 의미가 함축된 한마디였다. 구세군들이 착용하는 구세군복 재킷의 양쪽 깃에 부착된 SS 배지가 "Saved to Save Others!", 영혼구원 사역의 의미를 나타낸다. 당시 토론토의 갑부 구더 햄(Mr.Gooderham)일가는 1914년 엠프레스 아일랜드호에 탑승했다가 사망한 167명의 구세군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토론토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마운트 플레젠트 묘지(Mount Pleasant Cemetery: Bayview/Lawrence에 위치) 내의 넓은 땅을 구세군을 위한 장지로 기증하였다. 그 이후로 캐나다 구세군은 해마다 5월의 마지막 주일 오후에 영면한 167명의 구세군 신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 앞에서 합동 추모예배를 구세군 악대의 연주와 함께 드린다. 구세군은 하나님 곁으로 간 신자들의 죽음을 "영광에로의 승진 (Promoted to Glory)" 이라고 하여 죽음은 애도하지만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행진곡으로 기쁘게 전송한다. 올해도 5월의 마지막 주일 28일 오후, 마운트 플레젠트 묘지에서 103년전 영면한 구세군인 167명의 합동추모예배가 군악대의 장중한 연주와 기쁜 찬양으로 그들을 기억하며 기념할 것이다. 올해 4월의 부활절을 지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계절 5월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면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바다를 연상해본다. 잊혀진 엠프레스 아일랜드호의 해상 비극과 숨겨진 구세군들의 정신을 기려본다. "Others!"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서 실천하신 복음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겨보게 된다.
이 하늘 아래 ‘너 없는 내가 없다’는 깨달음에 잠겨 산길을 걷는 나에게 낙엽 한 잎이 내 어께를 ‘툭’ 치면서 아는 체를 한다. 나는 그 나뭇잎을 주워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들여다 본다. 상처투성이다. 벌레 먹고, 찢어지고, 병들고 한군데도 성한 곳이 없다. 너와 내가 남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나에게 깨우쳐 주기 위해 때 맞추어 떨어진 고마움에 겨워하면서 묵묵히 다시 걸을 걷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억새풀은 억새풀대로 이끼 낀 바위들은 또 그들대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면서 하나가 되어 저물어가는 이 계절에 아직 나에게도 더 넘어야 할 일들과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야 할 얼마의 시간이 남아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 겸손은 결코 자신을 무조건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소중함을 깊이 알고 나아가 소중한 이웃들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숭고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했다. 몇 해 전, 어떤 잡지에 뉴욕 시내에서 버스를 운행하는 ‘노래하는 쌤(Singing Sam)’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어느 버스 운전사의 이야기가 소개 된 적이 있었다. 그가 운행하는 버스 노선은 맨하탄의 각종 공장 건물과 상점들, 중산층과 빈민층,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다양한 곳을 지나가는 지역인데, 그를 만났던 뉴욕시의 주민들 뿐 만 아니라, 미국의 여러 주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말하는, 이 운전사에 관한 인상 깊은 이야기들은 한결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손을 사는 그의 너무나 당연한 인간적인 일상들’ 이었다. 쌤은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를 가로 질러 추월하는 택시기사를 향해 항시 손을 들어 반기면서 “어서 가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해 주기를 빕니다.” 하고는 기쁨에 가득 찬 모습으로 자신이 즉흥적으로 가사와 곡을 붙인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즐겁게 부른다고 한다. 쌤이 사랑하는 아내 조세핀을 만난 것은 20년 전이었다. 결혼 얼마 후, 그녀는 쉴 새 없이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양쪽 폐의 기능이 극도로 악화되어 그만 자리에 몸져 눕게 되자, 의사들은 공기가 좋은 산골로 요양을 가지 않으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권고했지만, 가난한 그로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아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거나 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은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8년 째가 되던 어느 날, 그의 아내는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단다. 그는 이 놀라운 은혜에 감사하며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나는 아내가 병중에 있을 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고통을 당할 때 쉽게 짜증을 내게 되고 웃음을 잃게 된다. 하지만 나는 이같은 나의 고통의 짐을 가족들이나 승객들에게 지워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운전을 할 때마다 친절한 말을 하고, 즐겁게 노래하면서 즐거워지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다.” 주어진 고통의 십자가를 기쁨의 삶으로 승화시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노래하는 운전사 쌤’에게서 참된 겸손의 삶이 어떤 것인가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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