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의 가을
뒤태가 다르다
앞선 마음
적막한 몸
성한 곳이라곤 저 쪼글쪼글한 눈빛
텅빈 버스에 올라
무릎 위에 올려 놓은 손
로라 처럼 부엌을 뛰쳐 나왔지만
혼자라는 생각에
왔던 길 뒤돌아 보며
걷다가 쉬고
바람은 내 등뒤를 지나 갔으나
아무렇게나 놓인 의자에
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잠시 바라보는 강 언덕
고개를 천천히 들어 하늘을 받쳐들었다
시월, 바람 몹시 부는 날
잎사귀들이 땅에 얼굴을 묻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간
끝내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시간의 끝자리에 선 듯
오늘은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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