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과 같이-김승관(애국지사기념사업회 홍보이사)


 
-한인회-애국지사 기념사업회의 광복절 행사-


 

김승관(애국지사기념사업회 홍보이사)

 

 

 최근 여러 여론으로 토론토한인회와 애국지사기념사업회 문제를 보면서 나의 심정은 과연 이래도 되는가 하는 마음이 생겨 신문지면을 통해 나의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먼저 한인회 이야기를 꺼내기 전, 1991년 타계한 성철스님의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이 분이 출가해 조그마한 암자에서 주지승으로 있을 때 이야기이다. 요즘도 스님들이 민가를 돌며 시주를 받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스님들이 불교를 믿는 주택가를 돌면서 시주를 받을 때인데, 이때 받은 시주는 주로 쌀, 보리 및 곡물 등을 받았고, 이렇게 소중히 받은 시주 곡물은 걸어서 산속에 있는 암자로 가져와 쌀독에 넣어두는데 이상하게도 쌀독에 있는 쌀이 계속 비기 시작했고, 이것을 훔친 범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는데, 하루는 성철스님이 한밤중에 용변이 생각나 용변을 본 후 물 한그릇 마시고자 부엌에 들어가려고 할 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부엌에 누가 있다는 것을.


 혹시 다른 스님이 나와 같이 냉수라도 마시려고 온 것이 아닌가 하고 안을 조용히 들여다보니 바로 그동안 수없이 없어진 쌀의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즉, 쌀도둑이 부엌에 들었다는 것을. 엊그제 많은 신자들이 암자를 찾았고 이들이 현물로 가져온 쌀을 쌀독에 가득 차도록 채웠는데 이 도둑은 이것을 알고 지게까지 동원하여 쌀독에 있는 쌀을 부대에 몽땅 쓸어 담은 뒤 지게를 지고 일어나려고 할 때 워낙 많은 쌀을 지게에 올려 놓아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났다, 앉기를 계속하고 있지 않은가. 이에 성철 스님이 조용히 부엌으로 들어가 도둑이 다시 한번 힘을 써 일어나려고 할 때 힘껏 지게를 밀어 올려주니 그냥 가뿐히 일어났다. 도둑이 신기해 뒤를 돌아보니 주지인 성철 스님이 손을 입을 대며 "쉿, 어서요, 어서 가세요." 하면서 발길을 재촉하니 도둑은 그 무거운 쌀을 지고 하산했다. 다음 날 스님들은 쌀 대신 다른 것으로 요기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 성철 스님이 그 후 조계종 최고 자리에 오른 후, 이 설법을 마친 후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을 앞으로 나오라 한 후 바로 이 분이 그날 있었던 쌀도둑이었다고 소개해주었고, 쌀도둑은 그날의 감명으로 불교에 감화 조계종 총무원장이라는 고위직에 오르게 되었는데, 이 조그마하고 사소한 것 하나가 한 인간의 위대한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분이 한 말씀 중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의 제목이 '바닷물같이'인데, 수증기가 증발하면 구름이 되고 이 구름이 빗방울로 변해 산천을 축축이 적시면서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 물이 흘러 개천이 되고 개천은 흘러 강으로 가고 강은 흘러 바다로 간다. 바다는 흘러들어온 물을 다 받아들인다. 투정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깨끗한 물, 더러운 물, 심지어 대기에 오염된 물까지도 다 받아들인다. 참으로 바다는 큰 그릇이다. 바닷물은 이러한 과정을 지금도 쉼없이 계속하고 있고 이 계속된 반복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살찌우고 있는 것이다. 육지에서 흘러 바다로 가는 물은 육지에 있는 수많은 철분을 함유하는 물로써 육지에서 철분이 함유되지 않은 물이라면 갯벌에 서식하고 수많은 동물(게,낙지,조개)이 생존할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이고, 갯벌에 수많은 동물이 있다는 것은 육지에서 흘러들어온 철분의 역할이라고 한다.


 요즘 한인회와 애국지사기념사업회 문제는 왜 생겨났는가?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 될 이유도 없고 싸울 것도 없는데.


 애국지사 기념사업회가 3년 전 한국을 방문할 당시 국가보훈처에 우리가 이러이러한 사업업무를 보고했고 이에 감명을 받은 보훈처에서는 US 1만 불을 이곳 캐나다에 보내게 되었다. 국가의 모든 행정체계가 그러하듯 대한민국 국가보훈처는 당연히 토론토총영사관으로 송금을 했고 이 돈을 받은 총영사관은 애국지사 기념사업회에 직접 전달한 것이 아니고 바로 한인회로 US 1만 불을 건네게 되었는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즉 현재까지 진행된 결과는 국가보훈처에서 US 1만 불이 오면 한인회 5천 불, 애국지사기념사업회 5천불씩 나눴고 이 과정에서 애국지사기념사업회 8.15 경축식에 참가, 행사 일환으로 애국지사의 초상화를 그날 행사장에서 헌정했고, 또 한편으로는 문예 부문 시상식도 같이 했기에 8.15 경축 광복절이 한인회에게 누를 끼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올해는 한인회가 단독으로 주최하고자 한다.


 왜 이럴까? 애국지사 기념사업회가 보기 싫은 것일까? 아니면 혼자 행사하고 한국에서 온 US 1만 불을 한인회가 그냥 받고 싶은 것일까? 왜? 한인회는 애국지사기념사업회를 빼고 혼자 국가보훈처에 US 1만 불을 달라고 신청했을까? 이미 언급한 대로 바닷물같이 한인회는 토론토에 있는 수많은 단체를 바닷물같이 포용해야 한다. 한인회는 10만 동포 대표기관으로서 어느 누구와도 휘말리는 것이 아니고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상생의 길을 택하는 것이 서로 유익하다. 올해 광복절 기념식을 한인회가 혼자 하는데 이유는 너무 늦었다고? 그리고 애국지사사업회와 같이 행사할 때 US 1만 불은 보훈처에서 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한국에서 오는 귀한 돈 빛나게 같이 쓰도록 합시다.


 애국지사사업회에서는 1년 동안 우푯값도 아끼는 알뜰한 재정을 유지하는 곳이다. 한인회와 애국지사기념사업회가 8.15 광복행사를 같이 하고 함께 상존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혹시 한국에서 한인회에 1만불을 보내줄 것이라 착각하고 단독으로 보훈처에 신청한 것인지? 절대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단, 조건이 있을 수 있다. 즉, 현재 애국지사 사업회에서 하는 많은 일들, 애국지사들의 초상화를 유화로 제작하고 문예작품 공고도 하고 [애국지사들의 이야기] 책도 출간한다면 가능하겠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기념식으로 광복절 노래 부르고 인사말 하고 만세삼창하고 이렇게 하는데 드는 경비가 1만 불이라면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아니 토론토 한인들이라면 대한민국 보훈처도 웃음거리가 되고 한인회는 더 웃음거리가 된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마십시오. 다시 한번 한인회는 [바닷물같이] 행동해야 됩니다. 정 어려우면 1부 한인회 행사하고 내려오고, 2부 애국지사 기념사업회 순서를 마련한다면 서로 편하고 또한 한국에서 오는 격려금은 종전과 같이 이등분해서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신문지상에 개재된다면 내일 아침이면 국가보훈처 책상 위에 올라갑니다. 우리는 지금 무서운 정보시대에 살고 있고, 이것이 바로 [어항 속의 물고기]가 바로 우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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