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핵무기 발사 방지
냉전 이후에 150여 회의 핵무기 오발 사고 오경보 및 오해로 인한 핵전쟁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우발적인 발사 방지 시스템과 미국-소련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주요 사례들을 연대별로 살펴보면,
1.1983년 전 인류를 구해낸 스타니슬라브 페트로프(Stanislav Petrov)
소련핵관제센터의 당직사령이었던 페트로프 중령은 적국의 핵공격 미사일 발사 여부를 감시하는 최신식 탐지용 인공위성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1983년 9월26일 0시 소련의 세르푸호프15 위성관제센터에서 느닷없는 비상경보가 울렸다. 미국이 ICBM 1발을 소련으로 발사했다는 경보가 전달되었다. 이어 숫자는 5발로 늘어났고 관제센터는 비상사태에 들어가 소련의 핵미사일 사일로의 이동식 발사대에 경보가 걸렸다.
그는 졸지에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권한을 떠안게 되었다. 발사코드를 넘기는 시간은 몇 분도 안 되는 손에 땀을 쥐는 순간에 페트로프는 ‘만약 미국이 핵공격을 한다면 5발이 아니라 수백발 내지 수천 발이 될 것’이라는 혜안적인 판단을 내려 핵전쟁 취소 코드를 입력하였고 결국 컴퓨터 오류라는 것이 확증되었다.
그의 예지는 인류멸망을 막았지만 소련은 자국의 미비한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페트로프를 항명죄로 월급을 계속 받는 한직으로 쫓아냈다. 15년간 월급을 받고 은퇴생활을 하던 페트로프는 1998년 그의 공적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시민상과 UN의 표창장, 2012년에는 드레스덴 상을 받았다.
2. 1995년 노르웨이 로켓 사건:
노르웨이가 과학연구 목적으로 발사한 로켓을 러시아 조기 경보시스템이 미국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로 오인했다. 당시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핵 가방을 열고 보복 공격을 준비했다가, 로켓의 궤적을 분석한 결과 핵 공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발사 명령을 취소했다.
3. 2007년 미니트맨 III 미사일 오발 사고:
미국 노스다코타주 미놋 공군기지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미니트맨 III 미사일 6기를 탑재한 발사대가 오작동으로 이륙 준비 상태가 되었다. 다행히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미국의 핵무기 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후 미 공군은 핵무기 관리 절차를 강화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선했다.
4. 2018년 하와이 오경보 사건:
하와이 주민들에게 탄도 미사일 공격 경보가 발령되었지만, 이는 실제 공격이 아닌 오발송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잘못된 경보로 인해 핵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었으며, 조기 경보 시스템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루스 G. 블레어(사진)의 "Global Zero Alert for Nuclear Forces"는 냉전 이후 시대에 핵무기의 우발적인 발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블레어는 핵무기 정책 전문가이자 미 공군 미사일 발사 장교 출신으로, 핵무기 통제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핵무기의 '발사 대기' 상태를 해제하는 '글로벌 제로 얼럿'을 주장한다.
주요 내용:
핵무기의 '발사 대기' 상태: 냉전시대부터 이어져 온 핵무기의 '발사 대기' 상태는 핵무기가 언제든 발사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핵무기의 오발, 오용, 그리고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험성을 높인다.
'글로벌 제로 얼럿'의 필요성: 블레어는 핵무기의 '발사 대기' 상태를 해제하는 '글로벌 제로 얼럿'을 통해 핵전쟁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제로 얼럿'은 핵무기를 발사 준비 상태에서 해제하고, 발사에 필요한 시간을 늘려 의도치 않은 핵전쟁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제로 얼럿'의 구체적인 방안: 블레어는 '글로벌 제로 얼럿'을 위한 다양한 기술적, 정치적 방안을 제시한다. 핵탄두와 미사일의 분리, 발사 암호의 변경, 그리고 조기 경보시스템의 개선 등을 통해 핵무기 발사에 필요한 시간을 늘리고,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 협력의 중요성: 블레어는 '글로벌 제로 얼럿'을 위해서는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핵무기 보유국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상호 신뢰 구축, 정보 공유, 그리고 공동 검증 시스템을 통해 핵무기 감축과 '글로벌 제로 얼럿'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The Logic of Accidental Nuclear War(1993년, 367쪽)
브루스 G. 블레어의 "The Logic of Accidental Nuclear War"는 냉전 시대부터 현재까지 핵무기의 우발적 발사 위험성을 분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주요 내용:
냉전 시대의 핵 위기: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의 핵 군비 경쟁과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여러 차례 핵전쟁 위기가 발생했다. 블레어는 쿠바 미사일 위기, 1983년 NATO 훈련 '에이블 아처' 사건 등 실제 핵 위기 사례들을 분석하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그리고 우발적인 핵전쟁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핵무기 통제 시스템의 취약성: 블레어는 핵무기 통제 시스템의 복잡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인간의 오류 가능성 등을 지적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우발적인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잘못된 정보, 오해, 그리고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핵무기 발사 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강조한다.
우발적인 핵전쟁의 시나리오: 블레어는 다양한 우발적인 핵전쟁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그 가능성과 결과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오류, 통신 장애, 또는 허위 경보로 인해 핵 공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곧바로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핵전쟁 방지 방안: 블레어는 우발적인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시한다.
핵무기 감축: 핵무기의 수를 줄이고, 핵무기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
조기경보 시스템 개선: 오경보를 방지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 개선: 핵무기 발사 명령을 내리는 의사 결정 과정을 개선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국제 협력 강화: 핵무기 보유국 간의 상호 신뢰 구축, 정보 공유, 그리고 공동 검증 시스템을 통해 핵전쟁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결론
인류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 하는 이유는 다윈의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류는 모든 동식물과 같이 생존과 자손보전을 위한 자연적인 선택을 하며 진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로지 인류만이 자연적인 선택을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의 선택으로 바꾸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인류의 선택은 무엇인가.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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