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연에게

 

태어날 때부터 애초에 결이 달랐던 너를

온전히 알아보는 현자의 눈동자는 없었으리라

벼랑 끝으로 몰려가는 모든 무리들이 저잣거리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폐휴지 군단이나

추풍낙엽으로 떠밀려가며 빛 바랜 얼굴로 떨고 있다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패거리 풍습에 끼어 들었을 때

여기저기 온몸에 흠집이 나는 너

먼데 홀로 머물러야 먼지도 검불도 없이

흰모시 두루마기로 청결한 선비의 고요로운 자태

하늘을 우러러 태고적 기다림으로 온몸을 태우는 너.

 

 

두 눈은 별빛을 응시하고

늘 비상을 꿈꾸는 몽상가의 열병으로 뒤척이는 너

떠돌이 발걸음으로 일곱 귀신들린 여인처럼  

헤매도는 긴 여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  

마침내 인연의 끈을 풀어낼 엑스칼리버 검인

신비의 얼레를 찾아오는 손길은 있으리라

우주의 때가 오면 홀연히 얼레의 끈을 따라  

찾아와 네 오랜 접힌 나래를 펼쳐줄 동방박사의 후예  

성배를 찾는 말발굽 소리도 요란하게 퍼시벌 기사는

신비의 얼레줄을 따라 잊혀진 성배를 찾으리라.

 

 

 

세상 풍파가 거칠수록 성배 기사의 얼레질은

더욱 바쁜 손놀림이 되고 온누리

숨은 성자들의 드높은 승리의 환호성을 타고   

비상하는 너는 우주의 태극법으로 빛나는 해

성령의 바람이 몰아치면 몰아칠수록

당차게 올라 별빛 무리들 사이로 유영하는 너

대환영의 퍼레이드는 별들의 고속도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고 마침내 잊혀진 왕족의 귀환

애초에 결이 다른 천족의 숙명으로 언제나 외로웠지만

성령의 바람 타고 오르면 하늘의 왕중왕

지지 않는 불멸의 태양인 불사조로 비상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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