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왕에게
- W.B. 예이츠의 희곡 <배우 여왕>을 위하여
애초에 여왕으로 운명 지워진 데시마에게
세상이란 온통 그녀의 심기를 들쑤시는 일이었네.
어부 아빠의 얼굴도 모른 채 창녀 엄마에게서 태어난
그녀는 원치 않는 가난과 천대 속에 자라면서
그녀의 심장은 가시 돋치고 피 흐르고 있었네.
고고한 천성을 지녔건만 여배우인 그녀를 향한
주위의 독설과 부당한 대우를 감내해야 하는 현실에
데시마의 가슴은 푸른 멍들고 분노만 쌓여갔었네.
뭇 남성의 흠모에도 만족할 수 없었던
그녀의 도도한 야망은 늙은 노아의 아내 역보다는
언제나 꿈꿔온 여왕의 배역을 주장하였고
남편의 불성실은 돌이킬 수 없는 배신이라 생각했네.
마침내 늙은 거지의 상서로운 예언과 맞닥뜨렸을 때
새 여명을 알리는 일곱 대천사의 나팔 소리가 울려퍼지고
그녀의 온몸은 황금 전율로 요동치고 있었네.
시시각각 천상의 기운을 뿜어내는 황금 왕관이
그녀의 머리 위에 빛날 때 만백성들은
일제히 그녀 앞에 깊이 머리를 조아렸네.
데시마에게는 차마 시간 만이 적이었기에
그녀의 시간이 다가오자 오직 충성만을 맹세했네.
언약된 새 여왕에게 황금왕국의 열쇠가 절로
하늘 높은 곳에서 내려오고 온누리마다
새 여왕을 향한 승리의 찬미가가 울려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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