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생명보험에 가입했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해약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생명보험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동안 많은 돈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약하니 아무 것도 안 돌려준다고 생각하거나, 그동안 부은 돈에 비하여 너무 턱없이 적은 돈을 돌려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된 고정관념은 생명보험에 대한 비상식적인 욕심에 근거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생명보험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사망 위험에 대한 보장, 즉 본인 사망시 가족들에게 닥칠 경제적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금’(Death Benefit)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 사망시 가족이 ‘보험금’을 받으려면 사망시까지 생보사에 약속한 ‘보험료E’를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데, 그 ‘보험료E’는 자동차 보험료와 마찬가지로 ‘비용’(Cost of Insurance)으로 소멸되는 것입니다.
자동차 보험료를 선불로 내지 않으면 사고가 나도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듯이, ‘보험료E’의 지불을 중단하면 사망해도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생보사는 이렇게 모든 가입자들이 지불한 ‘보험료E’를 함께 축적했다가, 사망한 선착순으로 그 가족에게 목돈의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료의 지불을 중단하면 아무런 환급금이 없듯이, 생명보험에 가입하고 사망 전에 ‘보험료E’의 지불을 중단하면 아무 것도 돌려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험료E’만 지불하는 것을 흔히 ‘보장성’ 생명보험 이라고 부릅니다.
사망시의 경제적 위험(Risk)에 대비한 ‘보험금’의 보장이 생명보험의 주 기능이라면 한편으로는 재산 없이 오래 사는 것도 위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위험을 대비하기 위하여 본인이 생전에 사용할 자금의 축적을 부가한 것이 바로 ‘저축성’ 생명보험입니다. 따라서 ‘저축성’은 생전에 사용할 자금의 축적을 위하여 추가로 ‘보험료S’를 내는데, 이 ‘보험료S’는 생보사에 ‘비용’으로 지불되어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수익율과 투자기간에 의하여 축적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축적된 자금이 바로 본인이 생전에 사용 가능한 ‘해약환급금’(Cash Surrender Value)이고, 그 축적된 ‘해약환급금’을 매년 나누어 지급받는 것이 ‘연금’(Annuity)입니다. 즉 ‘연금’은 ‘보험금’을 미리 당겨서 생전에 지급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료E’만 내는 ‘보장성’은 ‘연금’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텀10(Term10), 텀20(Term20), 텀100(Term100)등과 같은 텀 라이프(Term Life)는 ‘보험료E’만 지불하는 ‘보장성’ 입니다. 따라서 사망 전 해약시나 보험기간 만기 생존시에는 당연히 아무 것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홀 라이프(Whole Life, 이하 홀라)나 유니버살 라이프(Universal Life, 이하 유라)와 같은 ‘저축성’에 가입하여 ‘보험료(E+S)’를 냈다고 하더라도 사망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보험료E’는 환급되지 않는데, 왜냐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E’는 ‘보험금’에 대한 ‘비용’으로 생보사에 이미 지불되어 소멸되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홀라와 유라는 보험기간이 평생 사망시까지인 평생보험(Permanent Insurance)입니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반드시 사망하기 때문에 약속한 보험료를 생보사에 내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보장된 ‘보험금’을 가족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홀라는 생보사가 ‘보험료(E+S)’를 부과하여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을 보장(Guarantee)하는 반면 유라는 생보사가 ‘보험료E’만 부과하여 ‘보험금’만 보장하고 ‘해약환급금’의 축적을 위한 ‘보험료S’는 전적으로 가입자의 소관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따라서 유라는 가입자가 ‘보험료E’만 내면 ‘보장성’이 되고 생전에 사용할 ‘해약환급금’의 축적을 위하여 ‘보험료S’까지 임의로 내면 ‘저축성’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결론적으로 그것이 ‘보장성’이든 ‘저축성’이든 상관없이 생명보험의 ‘보험금’에 대한 ‘비용’인 ‘보험료E’는 반드시 생보사에 지불되어 소멸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망 전에 계약을 해지하고 그동안 지불한 ‘보험료E’를 안 돌려준다고 불만을 토로해서야 되겠습니까?
20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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