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를 털며
지난해 했던 먼지 덮인 생각
일 년 지나도 또 하고 있을까?
벽장 선반 위에 누워 잠자던
플라스틱 나무의 먼지를 털며
무심하게 팽개쳐 복잡하게
엉키고 꼬인 전구의 줄을 풀며
일 년에 서너 번 아는 체를 한 이웃
먼 곳에 잊어버린 얼굴을 떠올리며
이제 보내지 않고 받지 못하는
크리스마스카드를 생각한다.
일제히 눈을 뜨고 깜박거린다
전구들 일 년 만에 눈을 뜨는데
나도 눈 뜨고 사방을 둘러보며
아직도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길을 밝히는가, 어둠을 밝히는가?
가슴 속에 쌓인 일 년 동안의 먼지
털고 나면 가슴에 무엇이 남을까?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