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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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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여유- 홀로 있는 시간의 중요성

-내적 성찰과 성숙의 기회 필요

 

 

“잔물결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망하지 않으리”(He who hears the rippling of rivers in these degenerate days will not utterly despair)”

 

180여 년 전, 삶의 참된 진리와 마주하고자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간 이가 있다.

 

생태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불후의 명작 ‘월든’(Walden)을 낳으며,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을 움직인 사상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소로우는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로운 사상가로 잘 알려져 있다.

 

0…철학자, 시인, 수필가이자 초월주의자, 생태주의자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소로우는 하버드대학 졸업 후, 1845년 7월부터 월든 호숫가에서 2년 2개월간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면서 주옥같은 글을 썼다.

 

사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 동식물의 생태, 독서와 사색의 시간 등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소박함과 평화로움 그 자체였고, 방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데 충분했다.

 

그는 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권력의 의미를 성찰한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 1849),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월든’(1854), 소로우의 일기(1837~1861) 등이 있다.

 

0…세계를 변혁시킨 소로우의 위대한 사상은 숲에서 생활하는 '고독한 시간'을 통해 태어났다.

 

훗날 그의 사상은 한국의 법정 스님과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 인도의 국부 마하트마 간디,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로우의 귀중한 조언.

 

“Man is the artificer of his own happiness.” 우리들의 행복은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Be yourself, not your idea of what you think somebody else's idea of yourself should be." 나 자신이 되자.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생각이 아니다.

 

0…요즘 연말이 다가오니 이곳저곳에서 행사도 많고 모임도 잦다. 꼭 참석할 곳만 간다고 하는데도 꽤 분주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변해가는 것 중 하나가 사람 만나는 일이 귀찮아졌다는 것이다.

 

원래 나는 성격이 사람을 좋아하는(people person) 편인지라, 전에는 걸핏하면 사람들을 엮어 모임자리를 만들었다.

 

어떤 모임이든 앞장서 주선했다. 이사람 저사람 연락해 식사나 술자리를 만들어 즐겼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그 모든 것이 시큰둥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자리가 별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0…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우정이 깊어지거나 사람을 깊이 사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고 집에 오면 그렇게 공허할 수가 없다.

 

그보다는 차라리 저녁에 일찍 귀가해 집에서 혼자 와인 한잔 마시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여유롭다.

 

0…우리 가족은 이럭저럭 23년을 캐나다에서 살아왔다.

 

그동안 나는 여러 한국분을 만나 정을 맺으며 살아왔다. 특히 교민언론에 종사하다 보니 자의든 타의든 많은 분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교민언론에 20년 이상 몸 담다보니 웬만한 단체와 단체장들은 다 알게 됐고, 이래서 나를 보고 ‘한인사회의 마당발’이라 칭하는 분들도 있다.

 

어디의 누구를 알고 싶다며 연락처를 물어오시는 분도 적지 않다.

 

0…하지만 당초 나의 이민 꿈은 이런게 아니었다.

 

자그마한 전원도시에서, 배 곯지 않을 정도의 자영업을 운영하며, 캐나다인들과 교류하면서, 주로 영어를 쓰며…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0년, 20년 후에는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며 사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하지만 그런 꿈은 먹고 사는 생계문제의 벽에 막혀 일찌감치 물건너 가고 말았다.       

 

0…처음 이 땅에 내릴 땐 한국사람 없는 데서 산다며 전원 소도시에 정착했지만, 그 후의 나의 생활은 한국에서와 똑같이 주로 한국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빙그레 코웃음이 나온다.  

 

일상을 주로 동족과 교류하며 지내다 보니 속마음을 빤히 알게 되고, 친밀하게 지내는 분도 많은 반면, 한편으론 상대방의 등돌림에 상처받을 때도 많다.

 

이래서 갈수록 사람 만나기가 두렵고 혼자만의 시간을 찾게 된다. 

 

0…사실, 혼자만의 시간이란 것이 그렇다. 이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저 외롭고 고독한 분위기에서 스스로 위축되기 쉽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더 없이 소중한 자기성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다 보니 전보다 책도 많이 읽게 되고 나를 돌아보는 기회도 많아졌다. 정신적으로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번잡한 세상사 물리치고 가끔은 나만의 세계에 침잠해보는 것도 정신건강상 좋지 않을까 한다.

 

0…다만, 외로운 이민생활 속에 동족과 너무 담을 쌓고 지내면 특히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힘들다. 타국에서의 인간관계는 궂은일 당했을 때를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치지 않게 잘 가려서 교류하고, 아니다 싶은 사람과는 구태여 인연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소망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부질 없는 자리’ (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사장) 

                                                      *Henry David Thoreau그의 저서 Wa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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