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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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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침묵

 

2,100여 년 전 예수께서 인간의 죄 짐을 지시고 예루살렘 성문 밖 갈보리 언덕의 십자가에 달리신 때는 아침 9시였다. 그때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동안 십자가형의 극심한 고통을 당하시는 동안 예수님은 일곱 번에 걸쳐 말씀하셨다.

 

예수님이 하신 첫 번째 말씀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였다. 두 번째로는 자기 옆 십자가에 달린 죄인을 위해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고 기도해 주셨다. 그 다음은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 십자가 위에서 피 흘리시는 그를 쳐다보시며 슬픔을 참으시는 어머니 마리아를 자기를 대신해 어머니로 모시라는 당부의 말씀이었다.(요 19:26-27)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지 3시간이 지난 정오가 되자 광명한 대낮이 어두워졌다. 죄를 쳐다볼 수도 없으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 짐을 지신 아들 예수를 버리셨기 때문이었다. 예수님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 괴롭게 외치셨다.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주님은 “목마르다”(요 19:28)고 극심한 육신의 고통을 토로하셨다.

 

그리고는 “다 이루었다”(요 19:30)라고 그가 인류구원의 사명을 완수했다는 승리의 선언을 하셨다. 그런 후 오후 3시가 되자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46)라 기도하시고 아버지 하나님께로 올라가셨다.

 

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바리새인들이 주동이 된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은 인류구원의 사명을 지니고 인간의 형상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구세주로서 영접하는 대신 그를 배척했다. 유대 총독 빌라도가 그의 법정에 넘겨진 예수님을 석방하려 하자 그들은 백성들을 충동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선동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서도 예수님은 한마디 원망도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들의 죄를 사하여 달라고 기도하셨다. 하지만 인간들의 죄 짐을 지신 그에게서 등을 돌리시는 하나님에게는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느냐”고 외치셨다. 이 같은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절규를 들으시면서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인간이 되어, 낮고 천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죄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천국복음을 가르치고 전파하시며,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병으로 허덕이는 모든 병자들을 고쳐주셨다. 이처럼 구세주 예수님은 낭패와 절망 속에서 길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소망을 안겨주며, 죄로 죽어가는 인간들을 생명의 길로 인도해주셨다.  

 

그러나 구세주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그 같은 인간들로 인해 예수님은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않으셨다. 그런 인간들을 멸망의 길로부터 건져내어 영생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예수님은 너무도 잘 알고 계셨으며, 그의 곁에는 언제나 아버지 하나님이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에게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되셔야 할 빛 되신 하나님마저 그를 떠나셔서 어둠 속에 남겨지자 예수님은 그 고통과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마저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울부짖었던 것이다. 아버지와 함께 있던 아들이 갑자기 나타난 적군에 의해 잡혀가면서 살려달라고 외치면 그대로 서 있을 아버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외아들 예수님의 어째서 나를 버리시냐는 처절한 외침을 들으시고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으신 것이다. 이런 하나님을 어떻게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인자하신 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불신자들이 묻는다면 하나님의 자녀들은 무어라 답변할 것인가?

 

아들의 애타는 호소를 못들은 척 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은 태초로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주관자라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이 근본적인 진리를 로이드 존스(M. Lloyd-Jones)는 <두려움에서 믿음으로>(From Fear to Faith)에서 “역사는 하나님의 계획과 그가 정하신 시간에 따라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요약하여 말해주고 있다. 사도 바울은 이 사실을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역사를 주관하심에 있어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그의 자녀가 된 모든 구원받은 성도들이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란 칭찬을 받으며 천성문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원칙 위에 서서 역사를 운영하시기 위해서는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구원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야만 했다. 그 중대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예수께서 갈보리 언덕에서 십자가에 달리셨던 것이다. 그런데 지은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아들 예수님에게 그가 등에 진 인간들의 죄 값을 물어 그를 버리지 않으시고 그를 십자가의 형에서 구원하셨다면 예수님의 인류구원 사역을 실패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나님이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 어째서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애타게 부르짖을 때 침묵하신 것은 아들로 하여금 “다 이루었다”는 승리의 선언을 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예수께서 그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애타게 부르짖는 음성에 침묵하심으로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멸망으로 향하는 인간들을 영생의 길로 인도하는 사명을 이룩하게 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하나님의 침묵의 의미를 깨닫는 다면 구원열차에 올라탄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은 아무리 슬프고, 괴롭고, 억울하고, 절망적인 일들이 일어날지라도 결국은 모든 것이 합동하여 선을 이루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임을 기억해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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