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를 타고 보니

 
그네를 타고 보니

 

 

 

키다리 굴참나무 하나 숲속 빈터에서
줄그네를 목에 메고 있다

 

또래의 나무들은 어깨 아래 즐비하고
하늘은 막힘없이 구름뿐인데
굽어 보이는 개천은 발치에서 목을 적신다

 

그네에 매달였던 아이들
그 목소리 소란스럽게 누빌 때
동심은 솟구쳐 뒷모습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흔들거리는 그네
호기를 부려 타고 보니
개천이 움직이고 숲이 흔들리고 구름이 요동을 친다

 

그넷줄 하나에 요동치는 구름
그넷줄 하나에 움직이는 개천
그넷줄 하나에 흔들리는 숲

 

내손에 논다고
오만이 극치에 달하는 순간
내리고 보니 몸이 뱅글뱅글 돈다

 

흔들리고있는 것은 그들이 아니다
나 자신인 것을
그들 앞에선 한낱 나그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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