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물

 
도랑물

 

 

 

나는 하나의 도랑물  
아래만 보고 흐른다고 바닥을 탓하지 않았다 
무리 짓다 울고 웃으니 동아리가 되었지
낮은 곳만 기웃거리며 내리흘러 실개천을 만난거야 
행복한 유년이었어
버들치도 미꾸라지도 물새도 다슬기도  
수양버들 피리 불며 개구쟁이들과 어울렀지
흐르다 보니 산굽이 구비 돌아 냇물을 만나고
앞강 뒷강에 뒤섞여 쏘가리도 가물치도 얼싸안으며
두둥실 뱃사공도 어부도 정성껏  모셨어
기화요초 풍광을 끝없이 지나 바다에 이르렀으니 
가슴은 넓어 많은 것 품게 되었지
낮은 곳만 내려다보며 살아온 결실 아니려나
남은 것은 높은  곳으로 올라갈 일뿐이려니
언젠가 두둥실 한조각 구름으로
낙수 한방울로 뚝뚝 떨어져 다시 도랑물 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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