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CHO

    조준상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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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시간들(The rest of our journey)(75)



JC칼럼- 204
 
(지난 호에 이어)

 

이제 세월이 또 흐르고 벌써 올 2024년 9월도 첫째 주가 되면서 날씨는 급격히 쌀쌀해지고 있다.
가을이 되면 한국에선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고 말한다. 1년 동안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 거두어 들인 곡식을 내년까지 먹기 위해서 저장을 한다. 1년 중 가장 먹을 것이 많은 풍요로운 계절이며 행복한 계절이란 말이다. 
물론 지금의 한국은 1년 내내 먹을 것이 차고도 넘치는 나라가 되었지만 아직도 먹을 것 또 입을 것이 없는 북한 땅, 또 가난한 나라들에겐 가을이란 추수의 계절은 여전히 중요한 시기일 것이다. 그런데 그나마 지난번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홍수의 피해는 또 한번 북한 주민들을 힘들게 만들 것이며, 이번 겨울 역시 힘든 시간이 될 것이 뻔하다. 

 

워낙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이기적으로 태어났고 또 그렇게 살고 있기에 먼 거리에서 그저 안 되었다는 마음은 있지만 본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한 남의 일과 처지엔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정도로 넘어가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명예, 재물, 직장, 가정, 건강 모든 것을 소유했다 하더라도 모두가 매일매일 사는 것이 바쁘기에 남의 삶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그런 일상 생활을 영위하며 모두가 의미 없이 늙어가고 있다 보니 남은커녕 자기자신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없으니 자신이 누구이며, 뭘 찾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 남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살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필자 역시 바쁘게 또 정신 없이 살다 보니 내가 누구이며 또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모든 일을 멈추고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식구를 포함해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면 ‘나 자신이 참으로 이기적으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오래 전 돌아가신 부모님께도 그랬고, 이래 저래 무심코 스치며 지나쳤던 사람들 그리고 또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그렇게 지내왔다. 지금도 그렇게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원래가 이기적이고 언제나 남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멈추지 않고 사는 동물이지만 우리의 이성이 그 모든 행동을 자제하게 만들 뿐 마음은 여전히 이기, 시기, 질투에서 벗어날 수가 없나 보다. 
그래서 우린 바쁜 와중에서도 잠깐 멈추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깊은 산으로 또는 조용한 바다로 나아가 오랫동안 수행을 하면서 도를 닦고 또 깨달음을 찾으려 멀리 떠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모두가 나는 누구이며 왜, 어떻게 이곳에 있나 하는 즉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이란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태어나고 판단력이 생길 때부터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살게 되는데 때와 장소 또는 일정, 처지에 따라서 가면을 바꾸며 살게 된다. 그것을 요즘 말로는 멀티페르소나(Multi-Persona)라 말을 한다. 자신의 환경과 처지 그리고 본능에 따라서 어떤 때는 악마, 또 때로는 천사가 되면서 여러 가면을 바꾸어 쓰며 살고 있다는 말이다. 때로는 악마의 가면을 쓰고서 자기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서 남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준다. 그리고는 금방 돌아서서 천사의 가면으로 바꾸어 쓰면서 자기의 행동을 정당화 한다. 남이 받은 상처가 어떻든 자기자신만을 위로하고 살고 있다.

 

직장에선 부장님으로, 가정에선 누구의 아빠로, 친구들 사이에선 XX로, 사회에선 좋은 놈 또는 나쁜 놈으로의 가면을 쓰고 살다 보니 결국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어렸던 사춘기 때는 적어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라도 자주 하면서 고민도 했지만 성장을 해서 사회에 뛰어들어 먹고 사느라 바쁘게 살다 보니 그나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또 나란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다. 세월은 빠르게도 지나버리고 우리 모두는 지나간 뒤를 돌아보게 보며 한숨을 지으며 그동안 쓰고 살아왔던 모두의 가면들을 벗게 된다. 나의 존재는 원래부터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우리의 인생은 막을 내린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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