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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선의 大佳里(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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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78)-히에라폴리스(Hierapolis)?

 

아직 발굴이 다 안되어서 볼 것이 얼마 없는 라오디게아 유적지를 나와 히에라폴리스로 향하였습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거룩한 도시”라는 “히에라폴리스”는 골로새서 4장 13절에 오직 한번 “히에라볼리”라는 지명으로 나타나지만 실은 주전 2세기경에 버가모 왕국의 유메네스 2세(Eumenes II)에 의해 세워진 도시로, 신전이 많이 있었기에 “신전의 도시” 혹은 “거룩한 도시”라는 뜻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다른 주장은 당시의 풍습에 따라 버가모 왕국의 창시자 “필레타리우스(Philetarius)”의 아내 이름인 “히에라”에서 연유했다고도 합니다.

히에라볼리는 주전 2세기 말경에 로마의 영토가 되어, 이 지역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의 효능이 좋아 몰려오는 휴양객들로 붐비던 휴양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334년 일어난 강진으로 도시가 대파된 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되고 말았던 곳을 19세기 말에 독일인 칼 후만에 의하여 처음으로 발견된 후 1957년부터 파올로 베르조네가 이끄는 이탈리아 팀에 의하여 추가적인 발굴작업이 이루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마는 온전한 복구는 아직 요원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유적지에서 쉬지 않고 흐르는 온천수의 석회질이 대규모로 응집되어 쌓인 흰색 바위가 멀리서 보면 “목화를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목화 성”이라는 파묵깔레(Pamukkale)라 이름 지은 도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에라볼리”라는 이름으로 한번 나오는 “골로새서”는 바울의 3차 선교여행 때 복음을 받아드린 에바브라(골 1:7)에 의해서 개척되었던 골로새(Colosse) 교회에 보내는 바울의 서신서였습니다.

이웃 도시인 라오디게아와 마찬가지로 골로새 교회 역시 온갖 이단 사상(유대교의 의식주의, 영지주의, 금욕주의, 천사 숭배 등)이 만연하여 급기야 사도 바울은 그런 이단 사상들을 반박하고 그리스도에 관한 진리를 설파하기 위해서 골로새서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마는 바울이 직접 들린 적은 없는 교회였다고 합니다.

현재 골로새는 아직도 유적의 발굴이 미미하여 순례지에 끼지도 못한 채, 길가에 골로새라는 길 이름과 조그마한 안내간판이 전부이기에 찾는 사람도 없지만 다행히도 저희들 일행은 그 길목에 잠시 서서 애통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자, 그 성스러운 도시, 히에라폴리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손바닥만한 헝겊을 두른 채 하얀 돌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따가운 한 낯의 태양이 내려 쬐고, 또 그것이 눈처럼 하얀 바위에 반사되어 밑에서부터 올려 반사하니, 우리는 마치 태양의 한 가운데 들어선 기분이었습니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우리 일행 중에는 웃통을 벗어 제키는 상스러운(?) 사람이 하나도 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신발을 벗어 들고 그 하얀 바위 위로 올라갔지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누구를 막론하고 신발을 벗어야만 한답니다.

당뇨가 있어 발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예외가 없답니다. 조심해서 걷든지, 아님 들어가지 말던지…. 허허, 참 배짱이로고….

그렇다고 안 들어갈 수야 있겠습니까?

Better Half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손잡고 들어서는 발바닥이 따끔따끔합니다.

어쩜 이런 따끔거림이 발바닥을 잘 마사지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이 넘쳐 흐르는 하얀 바위 위에 들어서면서 보이는 경관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아침에 라오디게아 유적지로 갈 때에는 저~~~ 밑에서 올려 보며 탄성을 질렀는데 지금은 저~~~밑을 내려 보면서 탄성을 지르고….참 사람 팔자 시간 문제인 모양입니다.

엄청 큰 흰 바위 골로 쉬임 없이 흐르는 온천수. 생각처럼 뜨겁지는 않았습니다.

저 라오디게아에로 가기 전에 벌써 뜨뜻미지근해져 버리고 말았나 봅니다. 너무나 오래 흘러내려서일까요?

모두들 발을 담근 채 두 줄로 마주 앉아 희희낙락입니다. 남자들의 희희낙락과 여자들의 희희낙락의 그 저의는 조금은 달랐겠지요?

한참 족욕을 한 후에 모여 사진들을 찍고, 발을 닦고 또 따라 나서랍니다. 그 옛날, 클레오파트라가 알몸으로 목욕하며 안토니오와 즐겼던 그 온천장으로 가보자고 합니다.

조금 큰 연못만큼 바위로 둘러싸인 온천장을 둘러싼 돌들에도 아름다운 조각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많이 부서지기는 했어도 물 속에 잠긴 돌들도 다 예사 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 옛날에는 얼마나 화려한 온천장이었는가를 상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 안에서 저만큼 클레오파트라처럼 자태를 뽐내는 많은 여자들과, 또 저만큼 근육을 자랑하고픈 안토니오들이 꽤나 많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손바닥만한 헝겊으로 온 몸을 가린 그네들을, 옷을 다 입은 채 쳐다보기가 좀 민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우린 다행히 Sun Glass를 끼고 있었으니까요.

성 빌립교회가 저~~ 언덕 위에 있는데, 좀 힘이 드는 사람들은 이곳에 남아 그늘에서 기다리고, 올라갈 사람들만 따라 나서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강도 높은 행군이었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어 할 수 없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나이가 다르고 체력의 한계가 다르니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무릎이 건강하고 가슴이 떨릴 때에는 여행을 하고, 무릎이 떨리고 가슴의 떨림이 줄어들 때에는 열심히 믿으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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