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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선의 大佳里(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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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90)-블루 모스크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몸은 물먹은 솜 같이 무겁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못 보고 가면 안될 블루 모스크가 있기에 4시에 로비로 내려오니 14명이 모였습니다. 다행히 아직 기도시간은 안되었고, 아침처럼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금방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들어가려는 데 비닐 백을 하나씩 주면서 신발을 벗으랍니다. 시내산도 아닌데 왜 신발을 벗지…? 하나 실내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아니 이네들은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발을 씻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많은 수도꼭지가 저 아래에 있지 않았는가? 세족을 위해서….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벌어지는 입은 닫을 수가 없도록 그 내부는 웅장하고 화려했습니다. 마침 석양을 받아 창문으로 들어오는 채광에 파랗게 빛나는 푸른 타일들의 군무! 엄청난 규모의 사원이었습니다.

원래의 이름은 술탄 아흐메트 사원(Sultan Ahmet Camii)이라고 터키뿐만 아니라 전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 가운데 하나로, 1609년에 오스만 제국 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건축가 메흐메트 아아(Sedefkar Mehmet A?a 1540~1617)에게 명령하여 짓게 해서 1616년에 완공된 모스크로, 건축 연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메흐메트의 마지막 건축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모스크가 그렇듯이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도 신학교, 병원, 아라스타 시장, 왕릉, 대상들의 숙소, 학교 그리고 대중 우물이 있는 복합 건물입니다. 중앙의 돔 주위로 사방에 작은 돔들이 있는 곳마다 채광과 온도조절을 위해 만들어진 창문은 돔의 것을 포함해 무려 260여 개나 됩니다.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돌아가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은 그 줄기 줄기마다

빛기둥을 이루며 21,043개나 되는 청람색의 타일에 쏟아지며 모스크 안에 부서지고 있어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누가 이 타일의 숫자까지 세었을까요?) 이러한 이유로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는 블루 모스크라고도 부릅니다.

코끼리 발이라고 부르는 직경 5m에 달하는 거대한 기둥들이 중앙의 돔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아치들과 받침의 각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중앙 돔의 높이는 43m이며, 직경은 23.5m에 이르고, 본당의 규모는 51m×53m에 달합니다.

모스크의 내부 장식을 위해 사용된 타일은 물론 바닥에 깐 실크 양탄자는 당대 최고의 작품이었고, 조명을 위해 사용된 수백 개의 크리스털 오일램프는 외국에서 수입되었다고 합니다.

모스크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된 타일의 디자인은 봄, 나뭇잎, 꽃받침, 튤립, 장미, 히야신스, 카네이션, 석류 등의 꽃과 포도, 그리고 기하학적 모양들 뿐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 모스크에는 아랍문자의 장식이 있습니다.

세계의 문자 중 문양을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문자 중의 하나가 아랍문자라고 합니다. 코란의 구절들을 인용한 문양은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우리들 눈에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비쳐집니다.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의 경건함에 어울리는 문양은 디야르바르크 출신의 세이드 카슴 부바르라고 불리는 터키 서예가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슬람은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하는 종교로 어떠한 조형물이나 그림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과는 달리 모스크 내에는 무늬만 있을 뿐 종교적인 그림은 전혀 없고, 메카의 방향을 나타내는 미흐랍만 있을 뿐입니다.

터키 산 특제품인 카펫 위에 앉아 높은 천정을 바라보며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건물을 지을 수가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달래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네들의 기도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니까요.

아직도 “옛날에 어떻게…” 하며 감탄을 하는 것을 보면 저는 역시 요즈음에다 너무나 많은 점수를 주는 요즈음의 사람인 모양입니다. 그 옛날에도 요즈음보다 훨씬 더 장인정신이 강하고 기술이 있었던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았는데 말입니다.

하기야 요즈음 지은 건물이 어디 이렇게 400년을 버티겠습니까?

다음에 볼 아야 소피아가 이보다도 더 큰 거대한 돔형 건축물로 탄생한 것이 537년이고, 블루 모스크의 완공은 1,616년이니 무려 1,079년 늦어버린 셈이지만요.

술탄 아흐메트 1세가 바로 길 건너 마주하고 있는 “아야 소피아(성 소피아)”를 능가하는 모스크를 지으라 했으나, 막상 완공 후 아무리 보아도 “아야 소피아”와 비견할 때 그다지 나아 보이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술탄은 메카 순례를 떠나며 신하들에게 금으로 첨탑을 세우라 명했답니다.

전쟁으로 국가 재정이 바닥난 상황에 금으로 첨탑을 세우라는 명을 받은 신하들은 왕이 “altin(금)이 아니라 alti(여섯) 첨탑을 세우라 했다”라고 하자고 입을 맞추고 6개의 첨탑을 세웠습니다.

순례에서 돌아온 술탄이 보니 첨탑이 금이 아닌 것도 문제지만, 메카에만 첨탑이 6개여야 하는데 이곳이 6개이니 커다란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첨탑을 하나 만들어 메카에 기증하여 메카와의 문제를 잠재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메카의 모스크에는 첨탑이 7개가 됐다는 전설이 있는 것입니다.

메카의 모스크에는 나중에 2개를 더 증축하여 현재는 9개나 된다고 합니다.

첨탑을 미나렛(minaret )이라고 부르는데, 마호메트가 살던 시절에는 특별한 미나렛이 존재하지 않았고 사원 근처의 가장 높은 건물 지붕에 올라가 기도시간을 알렸으며, 초기에는 그리스 시대의 망루와 그리스도교 교회의 종탑을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미나렛의 두 가지 기능은 하루 다섯 차례 있는 예배 시간을 알리기 위함과 모스크의 위치를 쉽게 알리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미나렛이 1~2개가 보통이었지만 오스만 제국 시대로 오면서 미나렛의 수가 권력을 상징하게 되어, 이스탄불의 모스크는 좀 전에 설명드린 이유로 6개의 미나렛이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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