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철(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부사장)
우리 한인들의 기부문화는 어디까지 왔을까요? 한국 전쟁이 끝나고 가난 때문에 굶어 죽고 허덕일 때 우리 대한민국은 미국을 비롯해 여러나라에서 많은 원조를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런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기부를 하며 살고 있을까요?
우리의 모국 한국의 예를 들어 보면, 미국과 비교해 미국인들은 100불을 벌면 약 2.3불을 기부하지만 한국인들은 0.5불 정도라고 합니다. 그나마 개인기부에 앞장서는 분들은 여유 있는 사회지도층이 아니라 대개 힘들게 살아온 김밥할머니나 떡장수 아주머니들이었다는 점이 더욱 혀를 차게 만드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어렵사리 모은 재산을 쾌척한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면서도 우리는 미담에 감탄만 하며 수수방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500억원 기부 선언은 개인재산의 쾌척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진일보시킨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 원장의 기부를 그의 정치적 행보와 연관지어 비판하는 사회 일각의 견해를 감안할지라도 기부 풍토의 발전에 어느정도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의 기부결단은 높이 살 만하다고 봅니다.
안 원장 외에도 훌륭한 기부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남을 도와 줄 때 찾아오는 보람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기부를 숨기며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중엔 자기를 나타내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자랑을 하며 기부하는 사람이 아예 안하는 사람보다는 그래도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국의 유명한 기업인 워렌 버핏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열정은 성공의 열쇠이며,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제가 사회로부터 얻은 재산을 다시금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기부운동에 참여하는 이유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나눔과 기부 문화는 자원봉사와 함께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행위를 통한 계층간 통합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나눔과 기부 문화를 통해 한 사회 안의 건강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캐나다 한인동포사회는 어떨까요. 이곳 역시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단체가 무척 많습니다. 여성회, 한인회, 불우어린이후원회, 맹인후원회, 성인장애인공동체, 아리랑 시니어센터, 노인회, 무궁화홈스, 한인사회봉사회, 치매협회, 장학재단 등등…
이 많은 단체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한 두 단체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한인사회는 외국에 나와 살고 있는 모든 커뮤니티 중에서 모범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물론 우리 토론토 동포사회도 굵직한 기부자들이 여럿 계십니다. 예를 들어 50만불을 기증한 신중화 선생을 비롯해 한상훈, 최등영, 정창헌 선생 등 한인사회 기부에 앞장서는 여러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한인동포사회를 전체 타민족과 비교해 볼 때 아직 우리의 기부문화는 걸음마 수준입니다. 그것은 정치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한인 종교단체를 비롯해 여러 동포단체와 개인들이 정부 부처의 도움이 필요할 땐 소속 신도나 직원들을 모두 동원해 이곳 정치인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막상 선거가 다가와 도움을 청할 땐 종교단체와 정치는 별개라며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각 개인들 역시 본인이 원하는 것이 얻어지지 않을 땐 원망과 불평을 하지만 정작 그 사람은 어디서 무엇을 한 사람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교단체나 일반 단체들 역시 자기들이 필요할 때는 헌금이나 모금운동을 열심히들 하는데 그런 도움에 의해서 운영되는 단체라면 다른 단체나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성의와 관심을 보여야 맞는 것 아닐까요?
유태인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동포사회를 볼 때 잘났건 못났건 자기 모국의 사람이 정치에 입문할 때는 개개인은 물론 우선 종교단체에서 나서며 모금은 물론 선거운동을 열심히도 해줍니다. 그러기에 유색인종 이민자들이 정당의 당수와 국방장관을 비롯해 힘있는 여러 부처의 장관들을 하고 있고 그들의 파워는 곧 그들이 속해 있는 동포사회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치인은 캐나다를 위해서 일해야 된다고요? 고상하고 맞는 말씀이지만 우리가 찾고 누려야 할 혜택과 권리의 보호는 역시 현 정치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특히 캐나다의 정치자금은 기부하는 사람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고 기부액을 정해 놓고 또 기부한 돈의 거의 대부분을 세금 크레딧으로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돈보다 관심과 정성인데 우리 한인동포사회의 장래와 이 나라에 살아가야 할 우리 자식들을 생각한다면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할 한인 2, 3세들의 정치 입문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벌써 2021년도 2월이 되었고, 곧 연방선거 및 내년 주 선거가 다가 오는데 제발 이번에는 우리 2, 3세 한인 정치가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 줌으로써 한인동포들의 결집되고 단결된 모습을 캐나다 주류사회에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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