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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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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2)

(지난 호에 이어)

 

간단히 말해 만성피로는 만병의 시작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피로에는 일정의 단계가 있다. 피로가 한 달 이상 계속되면 '지속적 피로', 그리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상적인 피로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에 보통 휴식을 취하면 어느 정도 피로가 사라지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피로는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고 몸을 쇠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평소에 우리들은 만성피로 혹은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또 사용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의 정확한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혼동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을 구분하여 설명하면 간단히 만성피로는 ‘증상’이고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를 비롯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그러므로 만성피로증후군은 이러한 피로와는 구별된다. 아직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어느 것 하나라고 정의할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다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여러 유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유발 요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면역학적 이상, 신경호르몬계 이상, 중추신경계 이상, 정신적인 요인 등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문 의학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만성피로증후군을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매우 모호하기도 하다. ‘피로’라는 것이 어떤 검사 결과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보통 주관적인 증상으로 질병의 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심한 만성피로 증상 외에도 집중력 감소나 건망증, 두통, 전신 근육통이나 관절통증, 인후통, 목이나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부어 몽우리가 만져지고 통증이 있는 경우, 평소에는 잘 할 수 있던 활동이나 운동 시 극심한 피로감, 잠을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의심해 볼 만하다. 그리고 감기가 잘 낫지 않고, 잦은 현기증, 식은 땀, 소화불량, 냄새에 민감해져 구역질이나 구토 증상, 수족 냉증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즉, 일반적인 만성피로는 신체질환 등의 원인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대처, 음식,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극복이 가능한 정도인 반면, 만성피로증후군은 직장에서의 업무나 취미생활을 못할 정도의 피로를 동반한 상태를 말한다. 심지어 피곤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정도의 어려움이 아니라 어떤 사안을 듣고서도 금방 잊어버리거나 간단한 계산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 상당수는 우울, 불안증 같은 기분장애 혹은 기질적인 질환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피로가 심해진다면 간염이나 결핵, 빈혈, 당뇨, 수면 장애 등의 피로를 유발하는 질환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보통 1~3주가 지났는데도 피로가 가시지 않거나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쉬었는데도 피로가 계속되고, 체중감소나 식욕부진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의사의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검사를 통해 이러한 기질적인 원인을 모두 배제한 이후에도 심한 피로감이 지속될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원인

그동안의 상당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만성피로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원인이 한 가지인지 여러 가지인지, 신체적인 원인인지 정신적인 원인인지에 대한 논쟁은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당사자는 매우 실제적인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감염성 질환과 면역체계 이상, 내분비 대사 이상, 극심한 스트레스, 일과성 외상 혹은 충격 등이 복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어떤 연구자들은 이 증후군이 결국 유전적 소인과 미생물, 독소, 기타 신체 및 감정적 인자에 대한 노출 등, 몇 가지 원인을 가지는 것으로 증명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실생활에서 체험하는 만성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반복되는 불규칙한 생활습관, 신체질환, 호르몬의 변화, 과로와 스트레스 등이라 생각된다. 

크게 보자면 전부 생체 리듬의 붕괴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만성피로가 당뇨병이나 만성 신부전증, 고혈압, 갑상선 질환, 우울증, 불안증 등의 비교적 뚜렷한 원인에 의해 생겼다면, 기저 질환부터 치료해야 하는데 증상으로는 피로와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 장애, 나른함, 근육통, 불면증 등이 주로 나타날 수 있다.

 

만성피로의 증상을 유발하는 구체적인 원인들을 좀 더 자세하게 나열해보면 

1)수면장애 

2)각종 신체 질환들(당뇨, 갑상선 기능 장애, 바이러스성 간염, 결핵, 빈혈, 만성 신부전증, 울혈성 심부전증, 각종 암 등) 

3)여러 가지 정신 질환들(특히 우울증, 불안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 

4)정신사회적 원인(만성적인 스트레스), 

5)각종 약물에 의한 피로(흔히 사용되는 감기약, 항히스타민제, 이뇨제, 베타차단제와 같은 일부 항고혈압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포함), 대부분의 항경련제,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경구 피임약, 니코틴 (담배) 등

6)지나친 흡연 및 음주 습관, 운동 부족 

7)중증의 비만(정상 체중보다 약40% 이상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8)운동부족 등이다.

운동부족으로 인해 체력수준이 남자는 10∼15%, 여자는 20∼25% 정도 감소되면, 신진대사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상적인 생활에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즉, 충분한 수면에도 상쾌한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머리가 무겁고 의욕이 생기지 않으며 자주 졸음이 온다. 눈이 쉽게 충혈되고 눈꼽이 자주 끼며, 눈이 침침해지면서 따갑게 느껴진다. 이는 몸이 정신적•육체적으로 모두 지쳐 있다는 신호인 동시에 운동이 부족한 상황을 뜻한다.

또 운동이 부족하게 되면 신체의 생리적 기능 저하가 일어나는데 근육과 인대의 약화, 심박출량 감소, 폐기능의 감소, 수축기 혈압의 감소, 관절의 경직에 의한 신체활동의 제한 등이다. 이러한 신체의 생리적 기능 저하는 결국 만성피로를 야기시켜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임파선 동통, 근육통, 관절통, 열감, 수면장애, 정신장애, 알레르기, 복통, 체중감소, 피부발진, 흉통, 식은땀 등의 증세를 수반하게 된다. 게다가 만성피로에 빠진 사람은 혈전 형성의 위험이 증가하고, 골밀도 손실이 증가해 골다공증 및 골절의 위험이 증가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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