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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호 블로그

    아호 해송(海松)
    <계간 수필> 동인,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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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의 싸움

 

‘진실이 최선의 정책이다’란 격언이 있다. 얽힌 실타래 같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국면을 벗어날 궁리는 모든 사람이 하게 마련이다. 그때, 꼬일 대로 꼬인 국면에서 탈출하려고 콜럼버스의 지혜를 빌리는 일이 옳은 줄 알아도 범인(凡人)은 용기가 없어서 그리 못 하거나, 자존심을 굽히기 싫어 정도를 가지 못하고, 거짓에다 거짓을 보태는 복잡다단한 상황에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경우를 본다. 세상 사람들은 어느 것이 진실인가 혹은 누구 말이 거짓인가 설왕설래하지만, 그것을 밝히는 일이 단순하지 않을뿐더러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말을 하는 사람이 자기의 진솔한 속마음을 거짓 없이 고백한다면야 알기 쉽겠으나, 대개 100% 정직한 고백은 들을 수 없다. 그래서 진실은 영원한 미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 논쟁거리가 된 발언에서 어떻게 진실과 거짓을 구분해 낼 수 있을까? 몇 가지 방법이 없지는 않다. 첫째, 그 주장으로써 이득을 보는 자가 누군가를 따져본다. 둘째, 그 주장에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 지를 확인한다. 셋째, 그런 주장이 논리나 상식에 맞는 일인 지도 짚어 본다. 넷째, ‘하나의 처세 수단으로써 거짓말을 쉽게 하는 사람, 즉 인격을 믿기 곤란한 자의 발언인가?’를 따져보는 방법도 있다.

 

거짓말을 가볍게 내뱉는 사람이 수두룩하지만, 우리가 그 말의 진실 여부를 알아내려면 많은 노력이 든다. 바쁜 세상에서 ‘진실과 거짓을 밝히는 일이 무슨 뜻이 있겠는가?’ 하고 비웃는 사람에겐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가까운 친구들 간에, 스승과 제자 간에, 사업상 거래를 지속하는 사이에서, 신앙을 앞세운 집단의 구성원이 동료 간에 주고받는 말에서, 거짓이 판을 치고 진실이 조롱거리가 되고 만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거나, 아니면 연옥(煉獄)이라 불러도 과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세상을 구제하려고 좋은 교육을 하고, 법률을 다듬고, 제도를 잘 고치고, 종교적 가르침에 머리를 조아리게 하는 등등의 이치를 헤아려 본다면, 당신의 잔꾀가 비록 조조(曹操)에게 견줄 만하다 싶어 안달이 나도 인격이란 게 있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까불지는 말 일이다.

 

왜냐고? 자신이 위에서 든 예에 해당되는 잘못을 쉽게 저지르는 사람이라면 나를 낳고 기르신 부모를 욕보이고, 나를 교육한 스승의 얼굴에 X칠하는 격이요, 내 인격을 믿고 교우관계를 지녀온 벗에 대한 배신이요, 종교적 모임에서 ‘믿음과 사랑’의 실천을 바탕으로 내세의 구원까지 바라는 아름다운 말들이, 사기성 어린 헛소리요 공염불이 되고 만다. 그래도 괜찮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깊이 생각해 볼 일이 아닐까 싶다.

캐나다에 살면서도 조국의 총선 소식에 귀가 크게 열리는 것은, 이민 1세대의 본능이다.

 

4월10일에 치르는 총선이 조국의 발전과 5천만 겨레의 운명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아무리 먼 곳에 산다 해도 그것이 남의 일은 아니다. 지금 그곳에서 사생결단으로 대립하는 개념, 즉 언론사들이 멋대로 붙인 이분법적 명칭인 좌냐 우냐? 혹은 진보냐 보수냐? 하는 구분법으로 그곳의 현상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좌-우, 진보-보수라는 명칭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것이, 국민의 행복 증진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그런 이분법적 갈라치기는 국민의 통합을 훼방 놓고, 홉스의 말마따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판’을 만들자는 소리로 들린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나 공산주의자들이 선동하던 때 자주 쓴 수법이다. 국민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자유민주주의적 행복을 갉아먹는 그런 말장난을 치는 쪽이 누군지 살펴보라. 악마의 마음을 지닌 자는 악마적 수법을 쓰면서 그 책임은 항상 상대편에 떠넘긴다. 이번 총선은 국민을 상대로 진실을 말하는 집단과 거짓말을 되풀이 하는 세력의 대결로서, 결국 진실을 설파하는 정당이 이기는 모습으로 굳혀지는 그림이 보이지 않는가.

 

윤석열 검사 정권이 나라를 운영한 2년간의 실적을 평가하는 선거이지만, 돌아보면 실적이라기보다는, 무도하고 무례하고 무책임한 보복 정치의 행태가 두드러져서 ‘정권 심판’ ‘검찰 정권 조기 종식’이란 야당의 구호가 호소력을 발휘하는 선거로 변했다. 제대로 된 실적이 없어서인지 대통령은 근래 20여 차례나 지방을 돌며 탈법적 선거 운동을 벌였고, 가는 곳마다 엄청난 개발 공약을 쏟아냈다. 그 총합이 약 1,000조 원이나 들어갈 뻥튀기 공약임이 드러나면서 그의 거짓말하는 규모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지율 30%에 턱걸이 하였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언행도 대통령의 판박이 수준이라, 날이 갈수록 여당이 궁지로 몰리는 형국이다. 정부 여당의 지휘부가 무슨 공약을 발표해도 믿는 국민이 별로 없는 눈치다.

그에 비해 3월3일 창당한 비례신당 ‘조국혁신당’은 11일 만에 당원 10만 명을 얻었고, 정국을 요리할 듯이 으스대던 ‘이준석 신당’ ‘이낙연 미래당’에 된서리를 안겼다.

 

‘조국혁신당’이 선거자금 모집을 위해 3월26일 ‘파란 불꽃 펀드’가 목표액 50억 원이라고 공표하자 불과 54분 만에 200억 원의 성금이 답지해서 급히 마감해야 했다. ‘국민의힘’, ‘민주당’에 마음을 줄 수 없어서 관망하던 중도층이 꿈틀거리며 믿음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그런 국민들의 성원으로 ‘조국혁신당’의 지지세가 30%를 넘기는 이변이 한국 정치판의 앞길을 예고하는 바로미터 같다. 혼탁한 싸움 중에도, 진실한 부류가 힘겹게 이기는 모습이나, 깨어있는 민주시민의 응원을 바라보는 마음이 기껍다.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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