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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남의 기획 연재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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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18)

 

 37. 비둘기와 개미  
 
  


 

 

 하루는 개미가 목이 말라 강가에 가서 물을 먹다가 빠져 떠내려 가거늘, 비둘기가 보고 가련히 여겨 나뭇가지를 물에 던져 개미가 타고 살아 나왔다. 그 후에 포수가 그 비둘기를 잡으려고 총을 겨누거늘, 개미가 그 발뒷꿈치를 쏘아 겨냥을 잃게 하여 비둘기 은혜를 갚더라.

 

 

 

 엮은이의 글 
친절은 아무리 베풀어도 낭비가 아니다. 친절은 보은(報恩)이 따른다. 
사랑의 샘물은 퍼줄수록 채워진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사도행전20:35
 

윤치호 일기    
  
“선교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는 복음설교보다 환자치료를 먼저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의사와 간호진이 좀더 친절한 그리스도 정신으로 치료하면 더 효과적일 텐데. 환자들은 설교를 들으러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 실력 있는 의사와 친절한 간호사가 그리스도 정신으로 환자를 성실하고 훌륭하고 유능하게 치료한다면, 환자들은 기도회마다 빠짐 없이 참석하고 상투적인 설교를 듣는 것보다 더 빨리 신앙심을 갖게 될 것이다.”- 1927년9월13일 
 

“오늘 오후 경성의 권번(券番)네 군데에서 고아구제회에 12,000원을 기부했다. 그 돈은 고아원을 설립하기 위해 기생들이 자선음악회를 열어 거둔 수익금의 절반이다. 근엄한 도덕주의자가 술집의 기생이 준 기부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상상해보니 상당히 재미있었다. 만약 유명한 매춘부가 감리교학교에 1,000원을 기부했다면, 감리교학교는 그 돈을 받았을까? 만약 민영휘 자작이 어떤 감리교학교에 1,000원을 기부했다면, 감리교학교는 그 돈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받지 않겠는가? 하지만 민영휘 자작의 돈은 조선인의 피로 만든 돈이다. 매춘부나 술집 기생의 돈보다 훨씬 더 부도덕한 돈이다.”-1920년6월24일

 

 

38. 생쥐가 방울 달기
 
 

 

어떤 큰 집에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있어서 쥐가 멸종할 지경이 된지라. 쥐들이 비밀히 종회宗會를 열고 그 고양이를 없애거나 피할 도리를 강구할 때 의론이 분분한 중에, 가장 어린 생쥐 하나가 나서서 회장을 부르고 동의하되,
“그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았으면 그놈이 꼼짝만 하여도 딸랑 할 터이니 우리는 그 때를 맞추어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소” 하자, 회중이 크게 기뻐하여 손뼉을 치며 갈채하거늘, 그 중에 늙은 쥐 한 마리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하는 말이, 
“저 어린 친구의 계책이 좋기는 좋소만, 누가 가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런지, 갈 사람 있거든 손 드시오” 하매, 회중이 아무 말 못하고 다 헤어지더라.

  



 
 엮은이의 글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완수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人間. 機械. 小數點 인간. 기계. 소수점: 대체로 실제적 생산이나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국가경제 또는 기업체의 업무를 기획하는 경우에 범하기 쉬운 잘못은, 인간과 기계의 능력을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것과 기술적 대안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창의력, 기계의 적응력, 기술의 비약 가능성을 빼어 버리면 남는 것이라고는 추상적 숫자일 뿐이다. 이러한 숫자의 정밀도가 소수점 아래 다섯째 자리에까지 미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현실을 떠난 구름 위에서의 유희에 불과한 것이다. <윤창구 수필집: 뱀의 발 97 페이지>

 

윤치호 일기  
“삼개(마포)의 치안이 불안해도 자치경찰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도둑떼보다 경찰의 민폐가 더 심하기 때문이다.”-1898년5월2일 
“하나님은 왜 모든 민족을 평등하게 창조 하지 않으셨나. 적자생존으로 참혹하게 다른 민족에게 전멸당하는 비극 속에서도 불쌍한 인생들이 할 일은 최선을 다 하는 것이고 왜 그런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하나님께 맡겨라. 내가 해야 할 일과 사명은 조선사람들이 생존하기에 적합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1892년10월14일.
“중앙YMCA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오후 2시25분 기차로 서울에 왔다. 구자옥 군은 수입이 부족해 직원들에게 월급의 절반만 지급해야 했다고 보고했다. 이사인 이갑성(李甲成)과 김원벽(金元璧)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1,000엔의 공채를 모집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몇 달 전, 이 사람들은 이사회 이사들이 기부해 1,000원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나를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약속한 액수를 기부하지 않았다. 이 유지 신사들은 다른 사람의 돈은 아끼지 않는다. 빌링스 박사는 빚을 지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공채 모집 발의안은 폐기되었다.”-1924년9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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