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지는 단풍길을 거닐며
지난 날 긴 여정을 휘돌아 보니
언제나 최선을 다한 수고로운 날들이었지만
돌아온 것은 맨손에 텅 빈 수레
힘이 부치고 풍성한 보름달 같은 수확이란 없었어라
이제 남은 것은 메마른 시간의 오솔길 마다
추억이 담긴 그릇들이 가득한 인생의 밥상
하늘을 우러러 보니 앙상한 나뭇가지 같은
지나온 길 사이로 새빨간 감으로 빛나는 천상의 언약들
산비탈 험한 길을 오르기만 하던 촉촉한 내 눈망울에
어느새 천상의 황금빛 보상이 얼비치고 있어라.
돌아 보고 또 돌아 보아도
빈손이던 허망한 인생길에 내가 낙망했을 때
저잣거리마다 하냥 몸 낮추라고 속살대던 바람 소리
세상을 방랑하는 헐벗은 혼불이야말로
진정 천진한 어린아이의 기쁨으로 새로 태어나
천상의 모포를 날개 삼아 비상할 수 있다고
햇살은 에메랄드 빛 한여름의 꿈을 속삭이고 있어라.
그리움을 칭칭 휘감은 내 영혼이
쌓이는 낙엽길에 온몸으로 찬비를 맞을지라도
정녕 최종 목적지란 서러운 낭떠러지는 아니어라
긴 날의 노고들이 나를 빈 손으로 내몰아가도
내 기쁨들은 이승을 벗어나 마침내 훌쩍 빛을 타고
시간의 끝에서 저만치 새 문명의 여명을 불러오리라
영원한 수레바퀴의 수문장은 유니콘들을 잠 깨워
물병자리 마구간을 활짝 열어젖히리라
마침내 황금 마차에 오른 나는 정금의 새벽길을 따라
새 예루살렘 성의 당당한 주인으로 돌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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