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계좌가 몇개나 되는지 아시는지요?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보통 십 수개의 계좌(Account)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종 크레딧 카드 계좌, 은행에 개설된 체킹과 세이빙스 계좌, 여러 개의 백화점 계좌, 자동차 리스 계좌, 모기지 계좌, 각종 계약 관련 계좌, 생활과 연관된 하이드로(Hydro), 개스(Gas), 전화 계좌 등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많은데, 거의 빚이나 소비를 위한 계좌입니다.
자금의 축적을 위하여 정부에 등록하는 RESP, RRSP, RDSP, TFSA도 계좌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직도 상품의 이름으로 알고 있으니 그 계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위 계좌는 일반 계좌에는 없는 정부보조금과 세금의 혜택을 정부가 부여했기에 정부도 계좌의 개설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착한 계좌인데, 혜택이 있으니 당연히 제한(Limitations)도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우선 각 계좌의 혜택과 제한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계좌의 개설처, 투자방법, 관리는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므로 잘못된 선택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은 위 계좌의 책임이 아니라 각자의 책임인 것입니다.
로저스(Rogers)와 휴대폰을 계약하면 로저스에 나의 계좌가 개설됩니다. 그리고 로저스는 내가 사용한 전화료를 매달 그 계좌에서 빼 갑니다. 사용한 전화료 $75이 고지되면 우리는 $75만 습관적으로 내지만 사실 $200을 내도 됩니다. 왜냐하면 $200은 로저스에 지불되는 것이 아니라, 로저스의 내 계좌로 입금(Deposit)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저스가 $75을 빼 가면 나머지 $125은 그 계좌에 남습니다. 이번 달의 전화료가 $80이라면, 로저스는 계좌 잔액 $125에서 $80을 또 빼 갈 것입니다. 즉 그 계좌에 내가 얼마를 입금하든 로저스는 매달 사용한 전화료만 그 계좌에서 빼 가므로 계좌의 잔액은 당연히 나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고지된 전화료만 매달 그 계좌로 입금합니다. 왜냐하면 그 계좌에 돈을 더 입금해 봐야 이자도 없고, 필요할때 찾아 쓸 수도 없고, 괜히 전화료를 더 내는 것 같고, 아무튼 별 혜택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착한 계좌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만약 로저스가 계좌의 잔액에 대하여 연 10%의 이자를 준다면 우리는 더 많은 돈을 그 계좌에 미리 입금시켜 그 계좌를 투자의 수단으로 이용할 것입니다.
유니버살 라이프(Universal Life, 이하 유라)에 가입하면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에 나의 유라계좌가 개설됩니다. 그리고 생보사는 약속된 ‘보험료’를 그 유라계좌에서 빼 갑니다. 로저스와 다른 점은, 로저스의 내 계좌에서 매월 빼 갈 ‘전화료’는 사용량에 의하여 변할 것이므로 계약시 알 수 없는 반면 생보사의 내 유라계좌에서 100세까지 매월 빼 갈 ‘보험료’는 계약시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유라계약은 100세까지의 ‘보험료’가 계약시 확정되고, 그 ‘보험료’를 생보사가 유라계좌에서 빼 가는 중에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약속한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유라계좌로 미리(더) 입금 합니까? 왜냐하면 첫째로 생보사의 세그펀드(Segregated Fund)에 투자하여 유라계좌에 노후자금을 별도로 축적할 수 있으며, 둘째로 유라계좌에서 발생한 투자수익은 세금이 유예(Tax Defer)되므로 복리의 효과가 있고, 셋째로 유라계좌에 축적된 자금을 나중에 세금없이 쓸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넷째로 피보험자 사망시 유라계좌의 잔액도 보험금으로 세금없이 지급되는 착한 계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라계좌에 입금 가능한 최고 금액도 매년 제한되는데, 이러한 혜택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유라를 생명보험뿐만 아니라 노후및 상속의 수단으로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라계좌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유라계좌에서 생보사가 100세까지 빼 갈 ‘보험료’는 계약시 반드시 확정(Guarantee)됩니다. 즉 유라에 가입하여 매달 내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 나가는 $750은 ‘보험료’가 아니라 생보사의 내 유라계좌로 입금(Deposit)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유라계좌에서 이미 확정된 100세까지의 ‘보험료’를 생보사가 빼 가고 남은 부분이 위와 같은 혜택을 받으며 축적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계약서에 확정되어 있는 100세까지의 ‘보험료’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유라 가입자가 왜 이렇게 많습니까? $750은 생보사와 약속한 ‘보험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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