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편지

 
그리스도 편지
 

 

 

온유 바람 불어 꽃 피고
사람 때로는 하나님 얼굴 편지로 쓰여

 

술람미 여자로 태어나
내 사랑 어여쁜 비둘기
첫 사랑 몸살 병으로 앓기도 하고
내 오래 참는 마음으로 다시 살아보려
영원 주인 애닯게 구걸도 해본다

 

지금 붉은 장미꽃 꽃잎 한장에 생애 걸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향기 옆에 
가벼운 연기로 하늘 제사 제물들
그리운 손 편지 많은 사연 내용
밤새며 소리 없이 눈물 되어 흐르네

 

정성 담아 글자 눌러쓴 흰 종이 위에서
약한 손 잡아 끄시는 형님
당신이 추억속으로  걸어 오시면
꿈이 색종이처럼 무지개 되어
형제가 흘러 강물에 목욕한다

 

머리 속 상상에서 사랑 익어
편지 한장으로 쓰이는 지나온 세월

 

형님 생신 때마다 값 허름한 
꽁치 몇마리 새끼줄에 매어 흔들며
내 뇌리엔 아직 비릿한 냄새
동생께 양보 참는 목울대 위로
참언서 읽고 철들어 뒤돌아보니
배부른 후회를 백번도 더 해보는
유월 하루는 밟히는 눈물

 

형님 사랑이 꽁치 비늘마다
소리 내며 튕겨 나온다

 

여러번 성경을 읽으며
하늘 높은 뜻 계시로 받아 
낡은 경험 허물벗어 흔들어보니
사랑이 없으면, 
천하가 무슨 소용이기에
뜨거운 우동 국물 훌훌 불며
조금씩 사랑 맛 익어갈 때

 

 형님께서 읽으시는 잠언 들으려
칙칙폭폭 새벽 열차 타고 토론토는
백리 더 되는 
이민살이 소풍길
얼굴 웃음 유월 하늘꽃

 

박목사 형제 
그리스도 편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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