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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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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2)

WWII 배경 영화 (IX)

전쟁 드라마의 차원을 한층 더 높인 고전 명화

 

 

(지난 호에 이어)

첫날 02시 중동지역의 연합군 비행장. (계속)

특공대원 모두가 약탈자와 킬러들이다. 또 호텔에 묵고 있는 그리스 제19기갑 연대 대령이었던 안드레아 스타브로스(앤서니 퀸)를 만나는 말로리 대위. 말로리와 절친이었던 크레타섬 출신인 안드레아는 전쟁이 끝나면 그를 죽이겠다고 벼르던 친구다. 전에 말로리가 인도적 입장에서 독일병 부상자 후송을 위한 통행증을 독일군에게 끊어준 게 화근이 되어 안드레아는 그의 부인과 세 아이들을 독일군에 몽땅 잃는 참사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젠슨 장군이 작전 계획을 말한다. "화요일 자정 케로스 섬으로 구축함 6척을 보낼 계획이네. 그 전에 대포를 저지하지 못하면 또 6척의 구축함이 침몰 당하는 거지." 이래서 키이스 말로리, 로이 프랭클린, 안드레아 스타브로스를 포함한 6명의 특공대가 구성된다.

 

한데 장군은 무고한 6명을 또 죽이게 됐다며 작전 성공 가능성에 대해 지극히 회의적인 태도와 고뇌에 찬 모습을 보인다. 입이 마른 듯 부관 시드니(존 태썸)에게 커피를 더 달라고 부탁하는 장군. 어쩌면 이 6명은 그저 상부의 명령에 의한 소모품일 뿐이며, 실제로 임무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전쟁의 큰 흐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을 하기 때문이다.

 

 

첫째 날 18시 카스텔로소.

각각 비행기와 보트로 카스텔로소(Castelrosso)에 도착한 대원들은 베이커 소령(앨런 커쓰버트슨)의 안내를 받아 숙소로 간다.

 

프랭클린이 수송책임자는 말로리와 안드레아라고 지시하고 작전 설명을 한다.

"해안도로를 피해 산을 넘어 약 19km를 가면 세인트 알렉시스에서 만드라코스에서 온 레지스탕스 요원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때 안드레아가 큰 소리로 다른 경로를 알고 있다며 연필을 달라고 요구한다. 한데 "계속 말하시오(Keep talking)"라고 써놓은 게 아닌가. 그리고 문쪽으로 가서 문 뒤에서 엿듣고 있는 한 남자를 붙잡는 안드레아.

 

프랭클린 소령이 책임자인 베이커 소령을 호출한다. 베이커는 되레 그는 영어도 못하는(?) 세탁부 니콜라이인데 무슨 스파이 놀음이냐며 당장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프랭클린의 지시로 파파디모스가 소음총으로 세탁부를 쏘아 죽인다. 그리고 소령이 방해하면 같이 쏘라고 명령하는 프랭클린. 이에 꼬리를 내리는 베이커 소령. 그는 이중첩자인 듯하다.

 

 

둘째 날 07시 30분.

낡은 어선 한 척을 구해 나바론 섬으로 떠나는 특공대원들. 밀러가 자기는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줄 것을 말로리에게 부탁하는데….

배에 무선이 날아든다. 브라운이 담당이다. "인디언들이 그 지역을 통과한다는 보고가 있다. 오늘 밤 그 지역에 폭풍우도 예상된다."

 

독일 정찰기가 배 위를 선회하자 손을 흔들어 보이는 특공대. 곧바로 독일 함정이 접근하여 불심검문을 당하지만 어부로 변장한 특공대는 한방에 끝장내고 전진한다. 한데 이 과정에서 단검의 명수인 브라운이 칼로 독일군을 죽일 수 있었음에도 망설이는 바람에 파파디모스가 뒤에서 기관총을 발사하여 위기를 모면했다.

 

이때 미심쩍은 행동을 보인 브라운은 말로리의 신뢰를 잃고 끝까지 작전에서 배제된다. 왜냐하면 그는 칼로 상대방을 찔러서 죽이는 것인 만큼 냄새가 나고 소리가 들린다며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군 함장이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검문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프랭클린과 말로리는 베이커 소령을 의심하는데….

 

 

무선 예보대로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친다. 키를 조종하던 프랭클린이 이마와 눈에 부상을 당해 결국 낡은 배는 좌초된다. 폭발물, 총기 그리고 대부분의 탄약은 건졌지만 식량과 의약품은 다 잃는다. 그러나 레지스탕스 요원들과 만나면 보급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는 대원들….

전원이 헤엄쳐 마침내 나바론의 수직절벽 밑에 도착한다. 베테랑 등반가인 말로리의 선도로 암벽에 볼트를 박고 로프를 설치한다. 바위 틈에서 갑자기 갈매기가 튀어나와 혼비백산하기도 하면서….

 

안드레아가 로프를 타고 먼저 올라가는데, 말로리가 맨손으로 뒤따라 가다가 미끄러지는 순간 안드레아가 그의 손을 붙잡는다. 천길 낭떠러지에서 이제 손만 놓으면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련만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안드레아! 그 사이에 몇 번의 시도 끝에 다른 손으로 가까스로 로프를 붙잡는 말로리. 수직 암벽등반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명장면이다.

 

이윽고 절벽 위에 당도한 둘이 독일 보초병을 처치한 후 모두 무사히 정상에 도착하지만, 폭풍우 때 부상을 입었던 프랭클린이 그만 추락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진다.

이때 독일 보초병의 무전기 신호가 울린다. 망설이다 한참 뒤에 말로리가 독일어로 응답하지만 이를 수상히 여기는 독일병.

한편 프랭클린 소령의 처치 문제를 놓고 생과 사의 세 가지 방법이 제시되지만 결국 파파디모스와 밀러가 들것을 만들어 데려가기로 결정하는 말로리.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휘권은 말로리에게 넘어가지만, 프랭클린과 절친한 밀러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데…. 

코스토스(Kostos) 산. 눈이 내린다.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대원들.

 

 

셋째 날 09시 30분.

소령이 정신이 든 모양이다. 방해만 되니 두고 가라고 말하는 프랭클린. 밀러가 담배에 불을 붙여 그의 입에 물려준다. 본부와 무선연락을 한다. "긴급상황. 독일군이 하루 앞당겨 케로스 섬을 공격한다." 따라서 하루를 잃어버려 모레 자정까지 임무를 끝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다.

호루라기를 불며 산등성이로 올라오고 있는 독일군을 발견한 대원들이 급히 동굴로 돌아오니 프랭클린이 없다. 그는 동료들에게 짐이 될까 봐 포복하여 밖으로 나와 권총으로 자살하려는 찰나였다.

 

말로리가 대원들을 물리친 후 프랭클린에게 말한다. "본부에서 작전 취소 명령이 떨어졌으며 그 대신 이틀 후에 동쪽의 터키쪽 해안으로 대대적인 상륙작전을 펼 거요. 이제 우린 짐을 덜었소. 우린 방해 공작만 펴면 되오. 오늘밤 레지스탕스 요원들을 만나면 치료를 부탁하겠소"라며 위로한다. 이는 만일 프랭클린이 생포될 경우 독일군의 고문에 못 이겨 정보를 발설할 경우를 대비해 거짓 정보를 입력한 것이다. 용의주도하다.

저녁에 세인트 알렉시스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안드레아가 일당백으로 홀로 맞서 스나이퍼 총으로 독일군 지휘관만 골라 저격하는 사이에 일행은 프랭클린을 들것에 싣고 레지스탕스와 접선하러 떠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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