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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山)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으면 이름난 산이고, 물이 깊지 않아도 용(龍)이 살만하면 신령(神靈)한 곳이다’(山不在高, 有僊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고 하지요. 눈부시게 빛나는 11월의 따스한 햇살이 가득 내려앉아 붐비는 공원산책길이었다. COVID-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봇물을 이룬다는 뉴스에 저잣거리의 불 꺼진 상가는 한산해진 느낌을 더해준다.

 

 1년에 사계절이 있듯, 경기(景氣)도 상승과 하강을 되풀이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 법칙이긴 하지만,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 불황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그 끝을 알 수도 없이 되어가는 모습이 김빠진 맥주나 다름없다.

 

 언택트 비대면 시대에 무관중 스포츠는 물론이려니와 학교에선 온라인 원격수업이다. 회사애선 온라인 재택근무, 식당이나 카페는 테이크아웃과 포장 배달만 가능하고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손 세정제(洗淨劑)와 안면마스크 착용 상용화(常用化)를 감수해가는 우리들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시겠지만, 두 말하면 허접한 잔소리로 들려지겠다. 오죽했으면 “양치기 소년마냥 위기라고 해도…”라는 자조(自嘲)섞인 한탄이 튀어나왔을까? 얼씨구 좋아 북·장구에 꽹과리를 울리고 싶더라도 제발 “불가피한 일 외에는 집에 머물러 달라”는 당부 허투루 여기지 말아야겠다.

 

 이러쿵저러쿵 걱정스레 여겼던 일들이 커피 한잔 마시며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면 하던 우리들 모두의 마음가짐에 지나침이 없길 바란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更新)하면서 일부 주정부들이 봉쇄령(封鎖令)을 내렸고, 유럽 국가들도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점점 조여드는 일상의 자유>가 현실이 돼버린 환란(患亂)에 “가장 길고 혹독한 겨울이 다가왔다”고 말한다.

 

 적색경보가 11월16일(월)부터 광역 토론토 전역(GTHA)으로 확대 적용되는데 토론토, 필, 욕, 핼튼, 해밀턴은 식당, 바, 피트니스센터 실내 입장 10명 이내 제한, 극장은 폐쇄된다. 특히 토론토는 식당, 바 등 실내영업에 내려진 일체 금지령이 서릿발 같다.

 

 주요 선진국 경제는 올 2분기 최악의 침체를 겪었지만 3분기에 봉쇄가 풀리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해 미국의 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70여 년 만에 최대치였다. COVID-19 재확산으로 4분기엔 다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간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경기침체를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인 것은 기업 생산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원자재 수요도 급감(急減)할 것이라는 관망세(觀望勢) 때문일 테다.

 

 먹구름 속에서 서광(曙光)이 비치려는 것인지… 미국 제약회사 Pfizer가 독일 바이오엔테크(Bio&Tech)와 공동 개발 중인 COVID-19 백신 후보물질이 최종단계인 임상 3상 시험에서 90%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희소식이다. 백신개발이 완벽한 해답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소식에 힘입어 각국의 증시와 금융시장이 환호성이다. 효능과 안정성 데이터도 추가적으로 공개할 수 있길 기대하면서 결과는 통제하고 다스려 낼 수 있는 ‘과학과 혁신의 승리’라고 고무적인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국호(國號)가 건양(建陽)이던 첫해 1896년 2월11일부터 약 1년간에 걸쳐 고종과 태자가 아관파천(俄館播遷)을 떠났어도 용상(龍床)의 위신(威信)을 고려해 몽진(蒙塵)이나 나들이쯤으로 에두른 치욕의 역사도 있었다. 당파싸움과 유아독존(唯我獨尊)에 침몰하던 조상 탓도 유분수이겠고, 견강부회(牽强附會)인 줄 모르고 제 발등을 찍던 이런저런 이야길 듣다보면 저마다 마음속에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무엇이어야 할까? 자기 처지 같이 느끼고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마땅하겠다. 자기합리화(自己合理化)에 천착(舛錯)한 나머지 당위(當爲)를 도출(導出)하려 들지 않도록 말이다.

 

 이백(李白)의 『행로난(行路難)』은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험난(險難)해도 ‘이루면 나아가 천하를 제도(濟度)하고, 궁(窮)하면 홀로 자신을 지키겠다.’(達則兼濟天下 窮則獨善一身)며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때를 기다리자고 현실을 살펴보게도 한다. ‘큰바람 타고 파도를 넘을 때가 올지니, 구름 같은 돛을 올려 푸른 바다 건너리라’(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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