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분이 옷을 갈아입으셨네.
안부 여쭐 시간도 안 내주시더니,
대작할 자리도 안 내주시더니,
멀리 떠나버리셨네! 아주 멀리,
떠나버리셨네, 또 한 분이,
보름달 조등으로 밝혀놓으시고,
고단한 잠에 깊이 빠져버리셨네!
(......)
떠나셨거나 잠드셨거나
그대로 내버려둘 것.
붙잡으려 하지도 말고,
깨우려 하지도 말 것.
절대로 곡소리도 내지 말 것.
그리고,
인연과 이별에 대하여
슬픔과 기쁨에 대하여
만남과 추억에 대하여
삶과 죽음에 대하여
일체 침묵할 것.
눈을 감을 것. 눈을 감고
잠든 분, 떠난 분의
이름 석 자
가슴으로 포갤 것.
따듯하게 뜨겁게.
(20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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