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과
냉장실에서
세월을 잊어버린 사과
여기저기 멍이 들고 썩어 있다
불현듯 걸어 나오는 엄마의 사과
625 피난 시 좌판 앞에 앉아 있었지
팔고 남은 사과는 자식들 몫
엄마의 사과는 상처투성이
칼자국이 선명하였다
한 개라도 더 먹이려고
까마귀가 쫒은 것도 낙과(落果)도
가릴 것 없었던 엄마
삼십 해를 자식으로 살았어도
그 한을 도려내지 못한 채
가슴에 멍이 들어 돌아가셨다
까마귀가 먹고 남은 사과
건망증은커녕
이렇듯 기억만 생생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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