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CHO

    조준상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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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시간들(The rest of our journey)(81)


JC칼럼- 210
 
(지난 호에 이어)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몸과 마음이 약해질 수밖엔 없는데 심신이 약해질수록 우리는 삶에 자신을 잃어가고 자꾸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 내가 원했든 아니든 우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옛날 가난한 시절엔 자식들이었지만 지금은 그들 역시 매일의 생활이 힘들다 보니 옛날식의 효자효부란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육적인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고, 어찌 보면 그것이 축복일 수가 있다는 말이다. 만약 우리가 나이 들어서도 육체가 강해지고 정신이 더 맑아진다면 우리 모두가 교만과 독선에서 헤매다 죽을 것이라는 것이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다.  
우리는 늙어갈수록 누구나 심신의 병을 지니고 사는 것이 순리이고, 그야말로 인생은 태어나 살고 병들어 죽는 것이 정해진 이치다. 그런데 그렇게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며 살려 하고, 노인이 젊은 사람처럼 행동을 한다면 그런 것을 보고 우리는 망령이 들었다 말을 한다. 아무리 나의 생각이 아직도 젊고, 또 그런 생각과 꿈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런 것을 남에게 보여주거나 또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아름답게 늙어가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아닌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성격이 다르다 보니 가끔씩 실수를 하고 주책을 부리다 보니 때로는 경솔하고 경망스런 행동과 말 때문에 내 자신을 싫게 만들 때가 종종 있다. 참으로 아름답게 늙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어찌 보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비워가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재산도 사랑도 권력도 지위도 친구도 가족도 모든 것을 비워가야 한다는 말이다. 원래 빈손으로 왔고 또 빈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슬프고 허망할 수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본전이요 우리 인간의 갈 길이라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또 순순히 받아 들일 수밖엔 없다. 

 

이탈리아 작가 단테의 신곡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세편으로 나누어졌다. 그 중 제일 유명한 지옥편에서 지옥을 9층으로 나누어 표현을 했는데 이승에서 살 때 변욕, 음욕, 식탐, 탐욕, 분노, 이단, 폭력, 사기, 배신의 죄를 지은 영혼들에 대한 심판 이야기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상상하는 지옥보다는 불교쪽에 더 가깝게 느껴지긴 하는데, 물론 책의 저자인 단테의 상상력에 의한 것일 뿐이지만 우리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죽음 후에 다가오는 저승의 세상을 상상하게 된다. 

 

성경에 나와 있는 말씀대로 이 세상에 죄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원죄부터 사는 동안 지은 죄들을 돌아보며 생각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 무엇이 죄였고 또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죄인지 판단키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자기의 지은 죄가 잘 생각이 안 나면 그 역시 문제라는데, 치매 환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태어나면 부모님들의 보호와 사랑 안에서 크고, 성장을 한 후엔 결혼을 한다.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돌보다 늙으면 다시 남의 도움을 받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 옛날 같으면 자식들의 도움을 받다 가지만 지금 세상은 저희들 살기도 바쁘다 보니 부모는 뒷전이 된다. 

 

우리 세대 역시 이렇게 살다가 얼마나 많은 세월과 사람들이 이 지구촌을 스쳐 지나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기나긴 세월 중엔 탈도 많고 사연도 많이 만들며 하나의 짧은 순간을 장식하며 사라지고 있다. 
캐나다 동포 1세대들의 삶이야 거의 끝으로 가고 있지만 우리가 만들어 놓은 2, 3세들의 삶은 어떻게 변해갈까 걱정도 된다. 삶이 편해지려고 여러 분야의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 힘들어지고 더 각박해지는 삶이다 보니 우리의 후세들의 삶이 더 나아질지 의심스럽다. 
K-pop으로 시작해서 여러 분야의 두각을 나타내며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로 알려지고 있지만 막상 한국을 가보면 편리해진 것도 많지만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꺼리는 옛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으니 말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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